[서울=뉴스핌] 조용성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화상으로 올해 들어 3번째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양 정상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양국의 우호적인 관계를 다시 한번 재확인했고, 우크라이나 사태와 대만 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정상회담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 문제가 가장 큰 의제로 다뤄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에게 군사협력 강화를 당부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러시아와 중국의 군사적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목표"라며 "서방의 전례 없는 압박과 도발에 맞서 양국이 잘 대응해온 점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이에 대해 "중국은 러시아와의 전략적 협력을 증진할 준비가 돼 있다"고 답했다.
이 대목은 푸틴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군사 지원을 부탁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이에 대한 시 주석의 답변이 긍정적인 것인지 유보적인 것인지는 확실해 보이지 않는다.
또한 푸틴 대통령은 "내년 봄 직접 대면해서 만나자"라며 "전 세계에 러시아와 중국 간 연대의 공고함을 보여줄 것이며 양국 관계에서 새해의 주요 정치 행사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시 주석을 내년 봄 모스크바로 초대했다. 이에 대해 시 주석은 "우리가 직접 만날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우리는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고 화답했다.
타스 통신은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을 "친애하는 친구"라고 부르며 친밀감을 나타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서두에 약 8분간 연설했고, 이어 시 주석이 약 2분 정도 답변했다고 소개했다.
[모스크바 로이터=뉴스핌] 오영상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화상으로 정상회담을 진행하고 있다. 2022.12.30 goldendog@newspim.com |
중국 관영 CCTV의 이날 정상회담 관련 보도에는 '군사협력'은 언급되지 않은 채 양국간 경제, 문화 등분야에서의 교류강화의 필요성이 강조돼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의 보도와는 온도차가 있었다.
CCTV에 따르면 따르면 시 주석은 정상회담에서 "올해 양국간 에너지, 농업 분야 등의 무역액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지방정부간 교류와 양국 국민간 교류도 강화됐다"면서 "앞으로도 금융, 에너지, 공업, 농업, 인문, 체육 등의 분야에서 교류를 강화해 나가자"고 말했다. 또한 "냉전적 사고와 일방주의를 반대하며, 중국은 다변주의를 지향한다"고 말했다.
CCTV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중국의 발전과 국제사회에서의 영향력과 위상이 제고되고 있는 점을 축하한다"면서 "러시아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하며 중국이 그동안 객관적이고 공정한 입장을 유지한 데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고 대답했다.
또 우크라이나 전쟁 문제에 대해 시 주석은 "외교적인 해결이 최선이며, 평화적인 해결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면서 "중국은 평화적인 해결을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푸틴 대통령의 대답은 중국 매체에 소개되지 않았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이번이 올해 들어 3번째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개전 3주전에 이뤄진 2월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은 푸틴 대통령에게 "무제한 우정"이라고 말했고, 우크라이나 전쟁이 교착 상태에 빠진 9월에 이뤄진 정상회담에서는 '의문과 우려'를 표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의 메시지 수위는 더욱 조심스러워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전이 되어가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로서는 중국의 경제 지원이 더욱 절실해진 상황이다. 반면 동맹국과 함께 중국을 더욱 압박하고 있는 미국에 대해, 중국은 관계 개선을 원하고 있으며, 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러시아를 지원할 수 없는 것이 중국의 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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