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14억 인구 중국이 3년 만에 설 민족 대이동에 시동을 걸었다.
상당수 중국인들은 40일 간의 설 이동 특별 운송 대책(1월 7일~2월 15일)과 함께 설 연휴(1월 21일~27일)에 앞서 일찌감치 고향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코로나 방역 동제를 해제했다고 해도 변이 바리러스에 대한 우려 등 여전히 특수 상황임을 반영하듯 3년만의 설 귀향에 나선 사람들의 고향 선물 꾸러미에는 백주 대신 해열제가 담겨있다.
우한 코로나 발생이후 중국인들은 도시와 직장및 거주지에서 설을 쇠라는 행정 명령(就地过年)에 따라 3년간 춘제(春節, 설) 때 고향을 찾지 못했다. 2022년 12월 '위드코로나' 전환으로 이젠 누구든지 자유롭게 설 귀향에 나설 수 있게 됐다.
2023년 설에는 3억 명 가까운 농민공의 상당수가 고향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상하이와 베이징 등 학기를 마친 대도시 대학생들과 사정이 바쁘지 않은 농민공들은 2022년 말 일찌감치 모두 고향으로 돌아간 상황이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코로나 치료 감기약이 설 선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중국 베이징 주민들이 감기약을 구입하기 위해 약국 앞에 몰려 있다. 약국은 감염을 우려해 작은 창문을 통해 약을 판매하고 있다. 2022년 12월 말 뉴스핌 촬영. 2023.01.03 chk@newspim.com |
2023년 설 연휴에는 국내 여행 수요도 3년만의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하이난다오(海南岛)성 산야와 상하이 등지의 인기 여행지는 항공 및 호텔 인터넷 예약이 폭주하고 있다. 항공료와 호텔 투숙비도 오르고 있다는 소식이다.
귀향과 장단거리 여행을 포함한 설 연휴 이동 인구가 코로나 발생 이전 연인원 근 30억 명(2019년 29억 8000만명)에 달했음을 감안할때 코로나 방역 통제 해제후 처음 맞는 2023년 설 연휴 이동 연인원은 족히 수십억명에 달할 전망이다.
2023년 설 귀향에 나선 중국인들이 가장 소중하게 챙기는 고향 친지용 설 선물은 감기약이다. 예년의 백주나 건강 식품 대신 코로나 치료 감기약이 2023년 설 귀향의 가장 중요한 지참물로 등장한 것이다.
12월 코로나 통제 해제로 감염자가 폭증하고, 코로나 방역이 개인 방호 시대로 접어든데다 일찌감치 시작된 설 귀향 선물로 인기를 끌면서 시중 약국의 감기약 판매는 수백 퍼센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약방 업계에 따르면 설을 앞두고 해열제 기침 두통 근육통 목감기 코감기 등 코로나 증상 완화를 위한 감기약 구매 고객은 평소에 비해 너댓배나 늘어났다. 약국을 찾는 고객중 열에 여덟 아홉은 반드시 해열제를 구입하는 상황이다.
많은 도시들이 코로나 감염 피크를 넘겼지만 여전히 병원을 찾는 발열 환자가 많고 변종 바이러스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일반 병원을 찾는 사람들의 90%가 발열 환자라는 얘기도 나온다. 자연히 감기약은 설 선물겸 설 여행의 필수 지참물이 됐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코로나 치료제로 이기를 끌고 있는 중국 시중 감기약들. 중국인들은 2023년 설을 맞아 이런 감기약을 고향 친지 설 선물로 준비하고 있다. 뉴스핌 통신사 촬영. 2023.01.03 chk@newspim.com |
"동인당의 해열제, 스좌장 이링제약의 코로나 치료제 롄화칭원을 회사 직원 소개로 어렵게 구했어요." 고향이 깐수(甘肃)성 민친(民勤)현인 중관촌의 IT회사 직원은 뉴스핌 기자에게 1월 18일 귀향 열차를 탈 것이라고 말한뒤 감기약을 부모님 설 선물로 챙겼다며 동료들도 다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코로나 치료를 위한 감기약 수요가 폭증하다 보니 설을 앞두고 눈코 뜰새 없이 바쁜 사업장이 있다. 바로 제약회사 제조 및 유통 영업 부서 근무자들이다.
"두달 가까이 24시간 라인을 풀가동 하고 있어요. 이런 상황은 설 연휴 직전 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일부 직원은 설연휴 때도 특근을 해야해요. 어쩔 수 없이 설 귀향을 포기했어요."
2023년 1월 1일 만난 베이징 순이구의 한 제약회사 공장장은 뉴스핌 기자에게 이렇게 세밑 회사 조업 상황을 설명했다. 2022년 12월 말 어느 주말엔 베이징시 부시장이 직접 공장을 찾아와 감기약 생산 라인을 둘러봤다고 소개했다. 그는 약품 분야 시 공무원이 상주를 하며 감기약 생산을 독려하고 있다고 귀뜸했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중국 베이징 주민들이 감기약을 사려고 길게 줄을 서서 대기하고 있다. 2022년 1월. 뉴스핌 통신사 촬영. 2023.01.03 chk@newspim.com |
베이징= 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