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결국 검찰 조사를 받게 됐다. 이번 조사를 시작으로 이 대표를 향한 검찰의 소환 통보 및 기소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다만 이 대표의 신병 확보는 사실상 불가능해 검찰이 불구속 기소로 가닥을 잡을 것이란 게 중론이다.
8일 정치권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이 대표는 오는 10일 오전 10시30분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출석하기로 했다. 앞서 성남지청은 이 대표에게 지난달 28일 출석해 조사받을 것을 통보했으나 이 대표가 이를 거부했고, 이후 검찰의 새로운 제시안을 이 대표가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가 당당하게 조사에 임할 것을 밝힌 만큼, 공개 출석하면서 입장을 표명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이 대표는 그동안 주장해온 것처럼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한편, 검찰의 '야당 탄압'이라는 논리로 주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평화⋅안보대책위원회 긴급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3.01.06 pangbin@newspim.com |
◆ 이재명 "정상적 후원" vs 검찰 "혐의 입증 자신"
이 대표가 이번에 조사를 받게 된 사건은 '성남FC 후원금 의혹' 건이다. 이 대표가 성남시장 재직 시절 두산그룹·네이버 등 기업에 성남시 정자동 일대 인허가를 제공하고, 성남FC 후원금 명목으로 160억여원을 지급하게 했다는 내용이다.
이 대표는 정상적 후원이었으며 대가성이 없었다는 입장이다.
반면 검찰은 이 대표가 자신의 정치적 이득을 위해 기업의 후원금 마련을 주도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 대표가 성남일화를 인수한 뒤 약속한 축구단 운영 자금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자, 정치적 타격을 입을 것을 우려해 기업으로부터의 후원을 통한 자금 확보 방안을 모색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초 경찰은 두산건설 후원금에만 문제가 있다고 보고 사건을 검찰에 넘겼지만, 검찰은 네이버 등 다른 기업들 관련 후원금에 대해서도 전면 수사에 들어갔다.
앞서 수사팀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두산건설 전 대표 A씨와 전 성남시 전략추진팀장 B씨 등을 기소하면서 이 대표의 이름을 30여 차례 언급하고, 이 대표를 '공모자'로 적시했다.
특히 이번 사건은 과거 '국정농단 사건'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서원 씨(개명 전 최순실)가 기업들을 상대로 미르·K스포츠 재단에 출연금을 강요한 사건과 유사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사건이기도 하다.
검찰은 국정농단 사건 등 관련 판례들을 분석하면서 혐의를 다져왔으며, 충분한 자료를 확보하는 등 혐의 입증을 자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홍근 원내대표 등 참석자들이 1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2023 신년인사회에서 막걸리와 식혜로 건배를 하고 있다. 2023.01.01 hwang@newspim.com |
◆ 9일 임시국회 진행…檢, 이 대표 신병 확보 어려울 듯
법조계 안팎에선 성남지청의 소환 이후 다른 청에서도 조만간 이 대표에게 연이어 소환 통보를 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중앙지검과 수원지검은 '대장동 및 위례신도시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각각 수사 중이다.
이에 민주당은 '방탄 국회'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달 9일 정기국회가 끝나자 다음 날 곧바로 12월 임시국회를 단독으로 소집했고, 12월 임시국회가 이날 종료되자 오는 9일부터 또다시 단독으로 임시국회를 소집했다.
여기에 국회법에 따르면 2·3·4·5·6월 1일과 8월 16일에 임시국회를 소집하게 돼 있어, 2월부터는 민주당에게 '정당한' 임시국회 소집도 예정돼 있다.
이 대표가 불체포특권을 유지하게 되면서, 검찰이 그의 신병을 확보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민주당은 노웅래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키면서, '방탄 정당'이라는 비판을 감수할 뜻을 내비친 바 있다.
이에 법조계 안팎에선 검찰이 결국 이 대표를 불구속 기소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부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민주당이 노골적으로 막겠다고 나선 이상 검찰이 이 대표의 신병 확보를 할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없어,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길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일각에선 민주당이 이 대표를 지키고 방탄 정당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 검찰 수사에 대한 비판 수위를 올릴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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