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지 않을 것이며, 미국이 긴급조치에 나서지 않을 경우 결국은 푸틴이 승리할 것이란 경고가 나왔다.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 국무장관과 로버트 게이츠 전 국방장관은 '시간은 우크라이나 편이 아니다'라는 제하의 7일(현지시각)자 워싱턴포스트(WP) 공동 기고에서 "확실한 것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싸움과 파괴가 지속될 것이라는 점"이라면서, 미국이 더 늦기 전에 러시아에 대한 긴급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푸틴은 러시아 제국 재건을 그의 역사적 운명, 즉 우크라이나 없이는 러시아 제국이 있을 수 없다는 메시아적 사명으로 믿는다"면서, 그가 우크라이나를 러시아의 통제에 두거나 독립국으로서의 그 나라를 파괴하는 데 완전히 전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라이스와 게이츠 전 장관은 수 차례 푸틴을 직접 겪었다면서, 그는 시간이 자신에게 유리하며 결국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국의 단합된 지원도 균열이 생길 것으로 확신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푸틴에게 패배는 옵션이 아니다"라면서 "푸틴은 러시아의 영토라고 선언한 우크라이나 동부 4개 지역을 양도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어 그가 올해 군사적으로 성공하지 못하면, 흑해 연안의 나머지 지역을 장악하고 돈바스 지역 전체를 통제한 다음 서쪽으로 이동하기 위해 새로운 공세를 위한 출발점인 우크라이나 동·남부를 계속 통제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현 상황에서 어떤 협상에 의한 휴전도 언제든 침공을 재개할 수 있도록 러시아군을 강력한 위치에 둘 것이라면서 "그런 시나리오를 피할 유일한 방안은 러시아의 공세를 저지하기에 충분한 군사물자 제공을 미국과 동맹이 급격히 늘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현재 필요한 것은 우크라이나가 요구하는 추가적인 군수품, 무엇보다 기동 장갑무기를 제공하려는 미국과 동맹의 결정"이라며 최근 미국의 브래들리 장갑차 제공 결정을 환영했다. 다만 "미국이 에이브럼스 탱크를 보내는 것과 관련해선 물류상 어려움이 있어 독일 등 동맹이 이런 필요품을 채워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2.10.27 kckim100@newspim.com |
◆ 공격 지속하는 러, 50만 징집병 추가 동원 계획
한편 우크라이나 당국은 러시아가 이달 15일 50만명의 추가 징집병을 동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7일 바딤 스키비츠키 우크라이나 군사정보국 부국장은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군은 인원과 장비의 규모에 중점을 두고 우리를 압도하려 한다"면서 올 봄과 여름에 걸쳐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에 러시아 추가 징집병이 투입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안드리 체르냐크 우크라이나 군사정보국 대변인 역시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러시아는 이달 중순, 지난해 9월 발령했던 부분 동원령보다 훨씬 더 큰 규모의 추가 징집을 준비 중"이라면서 "징집 대상은 일부 전략산업 중심지를 포함한 대도시가 포함될 것"이라고 했다.
같은 날 CNN 등은 앞서 5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 어떤 합의도 없이 러시아 정교회 수장의 요청으로 6일 정오부터 36시간 휴전할 것이라고 발표했음에도 양측의 공격이 이어졌다고 전했다.
야로슬라프 야누셰비치 헤르손 주지사는 러시아군이 39차례 포격을 가해 주택 건물과 소방서가 타격을 받았다면서, 이번 포격으로 7명의 민간인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또 동부 도네츠크주 최대 격전지인 바흐무트에서도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최소 2명이 숨지고 13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역시 우크라이나군이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드론이 크름반도를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러시아가 임명한 미하일 라즈보자예프 세바스토폴 주지사는 텔레그램을 통해 "방공군이 북부 부두 상공에서 드론을 격추했다"고 말했다.
8일에는 러시아 국방부가 성명을 내고 "우크라이나군 부대의 임시 주둔지에 대한 대규모 미사일 공격으로 600명 이상을 사망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지역은 동부 최전선인 바흐무트 인근 크라마토르스크 동쪽 마을이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동부 크라마토르스크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다양한 건물에 대한 공격이 있었지만 사망자는 없다고 밝혔다. 세르히 체레바티 우크라이나 동부군 대변인 역시 6000명 사망 주장에 대해 "허튼소리"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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