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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엔 명품'…신세계도 한섬도 명품 영입 사활건다

기사등록 : 2023-01-09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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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변동에 영향 덜 받는 명품에 '집중'
신세계인터, 구찌·버버리 등 거친 윌리엄 김 대표 선임
삼성 출신 영입한 한섬, 올해 해외 브랜드 수 2배 확대

[서울=뉴스핌]노연경 기자= 국내 패션 대기업들이 소비침체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해외 명품 브랜드 강화에 나선다. 명품 브랜드는 경기 침체에도 매출 성장세를 보이는 등 경기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아서다.

9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최근 새 대표로 글로벌 명품 패션 전문가인 윌리엄 김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신세계 백화점 부문의 디지털·온라인 비즈니스 역량을 강화하는 디지털 인텔리전스 총괄도 겸직한다.

윌리엄 김 신세계인터내셔날 신임 대표.[사진=신세계인터내셔날]

윌리엄 김 대표는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에서 CFO(부사장), 영국 명품 브랜드 버버리에서 리테일·디지털 수석부사장을 역임했다.

김 대표는 글로벌 명품 브랜드에서 쌓은 경험을 살려 신세계인터내셔날에서 명품 브랜드 포트폴리오 강화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신세계인터내셔날이 국내 판권을 보유하고 있던 명품 브랜드들은 직진출로 방향을 선회했다. 

세계 최대 명품 브랜드 그룹인 LVMH에 인수된 이후 셀린느가 국내 직진출을 결정했고, 메종 마르지엘라와 마르니, 질샌더 등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전개하는 브랜드를 4개나 보유한 이탈리아 패션그룹 OTB도 한국 법인을 설립했다.

이에 업계 관계자들은 신세계인터내셔날이 명품 브랜드 '직진출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 김 대표 선임을 결정한 것이라고 봤다.

앞서 한섬도 해외 명품 브랜드 강화를 위해 2022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삼성물산 패션부문 출신의 박철규 해외패션부문 사장을 영입했다. 사장급 첫 외부인사다.

박철규 사장은 최근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실적을 이끈 이른바 '신명품'이라고 불리는 브랜드를 들여온 해외패션 전문가로 알려졌다.

한섬이 작년 말 국내 독점 유통 계약을 체결한 미국 디자이너 브랜드 '가브리엘라 허스트' 대표 이미지.[사진=한섬]

박 사장 선임 이후 한섬은 해외 패션 브랜드와 독점 계약을 연달아 체결했다. 지난해 8월 스웨덴 디자이너 브랜드 아워레가시를 론칭했고, 이후 지난해 말 가브리엘라 허스트·베로니카 비어드·토템 3개 브랜드와 국내 독점 유통 계약을 맺었다.

한섬은 올해부터 해외 브랜드 수를 현재의 2배 수준인 20여 개로 확장하는 등 본격적으로 드라이브 걸 계획이다. 해외패션부문 매출 규모도 향후 5년 내 두 배가 넘는 1조원 대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이처럼 국내 패션 기업들이 해외 패션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경기 침체 속에서도 명품 브랜드의 매출은 꾸준히 증가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지난해 '신명품' 브랜드 매출이 두 자릿수 이상 늘어난 덕에 3분기 누적 기준 1조459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국내 패션 대기업 중 처음으로 연매출 2조원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작년 국내 패션시장 규모는 45조7787억원으로 전년보다 5.2% 증가하며 2년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올해 전망은 어둡다.

삼성패션연구소는 올해 시장 전망과 관련한 보고서를 내며 "불황이 예고된 올해는 단순한 외형적 성장에 대한 강박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며 "비즈니스 전반에 걸쳐 건전성을 제고하고 내실을 다지는 시간이자 미래 사업의 기회를 도모하는 시간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ykno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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