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브라질판 1·6 사태'의 배후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의 한 병원에 입원했다고 CNN 방송 등이 전했다.
CNN방송은 이날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부인 미셸 보우소나루 여사가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고 보도했다.
미셸 여사는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지난 2018년 정치 집회 중 흉기에 찔린 복부 상처가 악화돼 이날 병원에 입원했다고 전했다.
'리틀 트럼프'로 불렸던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지난해 말 대선에서 1.8% 포인트 차이로 근소하게 패배한 뒤 선거 결과에 대한 승복 선언을 거부한 채 임기 만료 직전 미국 플로리다주로 건너와 머물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후임자인 룰라 대통령의 취임식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전 대통령이 지지자들에게 연설하는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
보우소나루 지지자 수천명은 지난 8일 브라질 국기 색깔인 노란색과 녹색 옷을 입고 수도 브라질리아에 있는 연방 의회, 대통령궁, 대법원 건물 3곳을 습격했다.
브라질 보안군은 보우소나루 지지자들이 주요 정부 건물에 난입한지 약 3시간 뒤인 오후 6시 30분쯤 대통령궁과 대법원 건물에 이어 의회 의사당에서도 시위대 진압에 성공했으며 400여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시위대들이 부정 선거를 주장하고, 대선 패배를 거부하며 정부 주요 기관을 습격했다는 점에서 지난 2021년 1월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 지지자들에 의해 저질러진 '1.6 폭동사태'의 판박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한편 북미 3국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멕시코를 방문중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등과 함께 이같은 폭력 사태를 강력히 규탄하고, 브라질의 룰라 정부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천명했다.
한편 미국 정치권에선 이번 불법 소요사태를 배후 조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을 추방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민주당 소속 호아킨 카스트로 하원 의원은 "미국 플로리다가 이같은 범죄 행위에 연루된 자의 은신처로 제공돼선 안된다"며 국외 추방을 요구헸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우리가 브라질로부터 그런(신병인도) 요청을 받지 않았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자제했다. 그는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어떤 종류의 비자로 미국에 입국했는 지에 대해 공개할 순 없으며 당장 이를 말소할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설리번 보좌관은 다만 "우리가 신병인도 요청을 받는다면, 항상 했던 방식대로 이를 처리할 것이다. 이를 진지하게 다룰 것"이라고 설명했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