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소가윤 기자 = 문·이과 통합형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2년차인 올해 이과생들이 인문계열 학과에 진학하는 '문과 침공 현상'이 심화되자 대학들이 학생들의 이탈 현상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대학들은 학과에 적응하지 못해 자퇴하는 학생을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1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입학처장 간담회'를 개최했다. 문·이과 통합형 수능과 관련해 대학의 수능위주 전형 운영 현황을 살펴보고 부작용에 대한 개선점을 찾기 위해 마련됐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1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입학처장 간담회'에 참석한 모습. [사진=교육부] 소가윤 기자 = 2023.01.11 sona1@newspim.com |
이날 간담회에는 장경호 대교협 대학입학지원실장과 건국대·고려대·동국대·서울대·서울시립대·성균관대·숙명여대·숭실대·연세대·한국외대·한양대 등 12개 대학 입학처장들이 참석했다.
간담회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한 대학교 입학처장은 "문·이과 교차지원으로 인해 문과생이 이공계열 학과에 진학하거나 이과생이 인문계열 학과에 진학하는 경우 수업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다음 달 자퇴생 비율을 살펴봐야겠지만 벌써 이탈 현상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대학교 입학처장은 "정시로 선발하는 비율이 늘면서 신입생 중 N수생 비율도 늘었다"며 "통합형 수능이 도입된 지 이제 2년차인 만큼 신입생들의 적응도 등을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실제 교차지원으로 입학한 학생들의 대학생활과 관련된 데이터 기반 대입제도를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대학에서 합격자의 특성뿐만 아니라 입학 후 실제 대학생활과 관련된 데이터를 분석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통합형 수능이 시행되면서 수학 영역에 강세를 보이는 이과생들의 '문과 침공' 현상이 나타났다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돼왔다. 이과생들이 주로 선택하는 과목의 표준점수가 높게 나타나면서 이과생들이 인문계열 모집 단위로 교차지원 현상이 늘었다는 분석이다.
일부 대학들은 융합형 인재로서 전공에 필요한 소양을 쌓을 수 있도록 교육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며 교육부에 지원을 제안하기도 했다.
입시업계에서는 자연계열학과 지원자들에게 미적분과 기하, 과학탐구를 필수로 지정한 것을 없애는 방안을 제안했다.
현재 고등학교에서는 문·이과 구분이 사라졌지만, 대학에서는 여전히 인문계열과 자연계열 학과로 나눠 선발하고 있다. 자연계열 학과의 경우 수능에서 수학 선택과목인 미적분과 기하, 과학탐구 과목을 필수로 선택해야 한다.
이에 문과생으로 분류되는 확률과 통계, 사회탐구 선택자들도 자연계열학과에 지원이 가능하도록 해 기회를 확대하자는 대안도 나오고 있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자연계열학과 지원자들에게 확률과 통계, 사회탐구를 허용하면 문과에도 의대 바람이 불고, 쉬운 과목을 하려는 이과생이 나오겠지만 미적분과 기하, 과학탐구에 대한 가산점으로 해결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학과 수업을 듣기 위해 필요한 이수 과목이 있다면 대학에서 사전 교육을 하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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