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방보경 기자 = 황반변성 치료제인 루센티스의 국산 바이오시밀러 2종이 시장에 나선다. 종근당은 가격경쟁력으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글로벌 임상 자료로 승부를 본다.
2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지난 13일 종근당의 '루센비에스'가 시장에 나온 것에 이어, 이르면 이달 중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아멜리부'가 나올 예정이다. 이 두 제품은 루센티스의 바이오시밀러로 전통 제약 강자인 종근당과 떠오르는 바이오 강자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시장에서 경쟁을 펼치는 것이다.
'루센티스'는 황반변성, 당뇨병성 황반부종 등을 치료하는 의약품이다. 황반변성은 3대 실명 질환의 하나로, 증상 악화를 막기 위해서 계속 주사를 맞아야 하기 때문에 수요가 꾸준한 편이다. 이에 종근당과 루센비에스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며 시장 개척에 나섰다.
◆오리지널 상한가 대비 63% 낮다…종근당 가격경쟁력
종근당은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를 본다. 루센비에스는 병당 30만원으로 기존 오리지널 의약품 상한액 82만636원과 비교했을 때 63% 낮다. 일반적으로 바이오시밀러가 오리지널보다 30~40% 할인한 수준에서 가격이 형성된다는 점을 감안해도, 낮은 수준의 가격으로 보험등재됐다.
[사진=종근당] |
업계에서는 루센비에스의 약가가 국내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강점이라고 진단한다. 한국은 바이오시밀러가 나오면 오리지널 상한액이 30% 떨어지기 때문에 환자들이 약가 차이를 크게 느끼지 못하는 편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개발한 바이오시밀러도 기존 오리지널 상한액보다 44% 저렴한 46만3773원에 가격이 책정돼, 올 들어 30% 할인된 오리지널 약가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종근당은 독자 기술 보유로 가격을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반적으로 바이오시밀러가 가격을 낮출 수 있는 비결 중 하나는 기술력이다. 오리지널 약재가 나올 때에 비해 바이오시밀러가 시장에 진출할 때는 생산 방식이 우수해지고 공장 수율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종근당의 독자적 기술은 '항체절편 원료제조 기술'이다. 종근당은 지난 2012년 바이오시밀러 자체 플랫폼 기술을 확보해 고생산성 균주를 개발했다. 이를 통해 라니비주맙 항체 원료의약품 제조기술을 확보했다. 라니비주맙은 루센비에스의 주성분이기 때문에 약품을 보다 낮은 단가에 생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글로벌 임상·처방 강한 삼성바이오에피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이르면 이달 내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인 '아멜리부'를 출시할 예정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글로벌 임상 데이터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 2018년 3월부터 지난 2019년 12월까지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했다. 한국인을 포함해 체코, 독일, 헝가리, 인도, 폴란드, 러시아, 영국, 미국 국적 등 다국적 환자 705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바 있다.
[사진=삼성바이오에피스] |
처방 데이터도 풍부하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6월 아멜리부를 미국에 출시했으며(미국 제품명: 바이우비즈) 지난해 7월부터 판매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국내보다는 미국, 유럽 등 해외 공략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바이오젠과 오가논을 통해 유럽 및 미국에서 바이오시밀러 6종을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까지 해외 시장에서 누적 9억 2430만불의 제품 매출을 달성했다.
◆과제는 신제품 랜딩…영업력 필요한 때
양사는 국내 시장에서 각자의 강점을 기반으로 종합병원 약사위원회(DC) 통과에 집중할 예정이다. 아무리 우수한 약품이라도 병원에서 처방하지 않으면 팔리지 않는다. 따라서 제약사들은 영업 인력을 투입해 종합병원 원내의약품 코드(처방목록)에 자사 제품을 들이려고 노력한다.
종근당 관계자는 "루센비에스 영업은 안과사업부에서 자체적으로 하고 있다"며 "안과질환에 주력하고 있는 만큼 영업망을 활용한다면 원활하게 공급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안과질환 쪽으로 특화된 파트너사 삼일제약을 통해 영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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