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삼성전자가 어닝쇼크에 달하는 작년 4분기 잠정실적 발표 후 메모리반도체 감산설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여전히 "인위적 감산은 없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만큼 오히려 감산설에 당혹스러워 하는 모습이다.
19일 관련업계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6일 삼성전자가 작년 4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 이후 현재까지 5만8200원에서 6만1500원으로 6% 올랐다. 작년 4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더 크게 악화되자 삼성전자가 메모리반도체 감산에 돌입할 것이란 증권가 전망이 잇따르며 주가가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공장인 삼성전자 평택 2라인 전경 [사진=삼성전자 제공] |
노근창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작년 4분기 실적 악화로 인위적 감산은 없을 것이란 기존 방향에 변화가 생길 것이란 기대감으로 주가가 오히려 상승하고 있다"면서 "지금까진 인위적인 감산은 없어도 자연적인 감산은 가능하다는 의견을 피력했고, 자연적인 감산은 다양한 방법으로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작년 4분기 잠정기준 영업이익 4조 3000억원을 기록했는데 이것은 작년 동기보다 60% 급감한 수준이고 증권가가 제시한 실적컨센서스에도 훨씬 밑돈다. 반도체 업황 둔화가 실적에 생각보다 더 큰 타격을 준 상황에, 증권가에선 삼성전자가 인위적 감산이 아니더라도 다른 방식으로 감산을 하지 않겠냐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는 고객사의 재고감소 전환과 달리 메모리반도체 재고가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면서 "이에 상반기 중 신규증설 지연과 생산라인 재배치를 통한 간접적인 감산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인위적 감산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삼성전자 입장에선 이 같이 확인되지 않은 감산설이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지난해 10월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미국 '테크데이'에서 감산 계획에 대해 "현재로선 (감산)논의는 없다"면서 "인위적 감산은 없다는 기조"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그 때 밝힌 인위적 감산이 없다는 기조에 대한 입장 변화는 없다"고 답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반도체 업계는 플레이어가 많지 않아 공급량을 조절한다는 말 자체에 글로벌리 담합 이슈가 발생할 수 있어 그런 말을 쓰지 않는다"면서 "삼성전자의 경우 메모리반도체 업계 1위인만큼 감산에 대한 말 한 마디가 시장에 큰 시그널을 줄 수 있어 감산을 한다고 하더라도 말을 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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