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이 지하철 시위를 재개한 가운데 서울시가 강경대응 방침을 거듭 확인했다. 시민을 볼모로 하는 불법행위에는 관용이 없다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어 이번 사태가 장기화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전장연은 20일 오전 8시부터 출근길 4호선 지하철 시위를 진행했다. 지난 4일 오 시장과의 면담을 조건으로 시위를 중단한지 약 2주만이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기자 = 3일 오전 서울 지하철 4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승강장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활동가들이 경찰 및 지하철보안관들과 대치하며 선전물을 부착하고 있다. 전장연은 이날 오전 8시22분에 성신여대역에서 지하철을 탑승해 '장애인권리예산·입법 쟁취 254일차 지하철 선전전'을 시작했다. 2023.01.03 hwang@newspim.com |
전장연이 오 시장과의 단독면담을 고수하며 양측의 만남이 최종 무산됐지만 당초 시 내부에서는 대화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분위기가 팽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관용은 없다는 오 시장의 입장이 워낙 강경했으며 전장연 또한 단독면담이 아니면 의미가 없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울시가 '비공개 단체면담'이라는 최후통첩을 전달한 17일 직후 만난 고위 관계자는 "전장연에게는 명분이 없다. 오 시장이 대화에 나선 건 어디까지나 '중재' 역할인데 우리가 할 수 없는 부분까지 요구한다. 시민피해가 오랫동안 누적된만큼 강경대응을 안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서울시의 강경대응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올만큼 수위가 높다.
시위 현장(지하철역) 무정차 통과 뿐 아니라 시위가 5분 넘게 지하철 운행을 지연시킬 경우 전장연이 회당 500만원을 지급하라는 법원 중재안을 "1분도 멈출 수 없다"며 거부했다. 운행 지연을 이유로 전장연에게 6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소송도 제기한 상태다.
전장연 시위에 따른 구체적인 피해도 공개했다.
2021년 1월 22일부터 2023년 1월 3일까지 약 2년간 82회에 시위로 지하철 운행이 84시간 중단됐으며 열차 674대가 운행을 하지 못해 지하철 운행률이 31.4% 감소했다는 주장이다.
또한 운행방해 시위로 약 1060만명의 승객이 정시에 목적지에 도착하지 못하는 등 총 1210만명의 시민들이 피해를 받았고 관련 민원은 9337건이라고 밝혔다. 이를 바탕으로 서울시가 추산한 피해 규모는 약 4450억원이다.
세부 수치까지 언급한 이유는 서울시의 강경대응이 충분한 근거를 가지고 있음을 알리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이번 사태로 인한 진정한 피해자는 시민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특정 장애인 단체를 억압하고 있다는 일부 비난에 대응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시위가 장기화되며 여론도 전장연에 불리하게 돌아서고 있다.
KBS가 한국리서치와 함께 지난해 12월 22~26일 진행한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56%가 전장연 시위에 '중단해야 한다'고 답했다. 보수층(76%) 뿐 아니라 중도층(56%)도 중단을 원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처럼 서울시가 다양한 '명분'을 앞세워 강경대응 방침을 거듭 강조하고 있어 설 연휴 이후 전장연 사태에 따른 논란을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측은 "이미 수차례 언급한 것처럼 불법시위에 관용은 없다. 전장연 사위에 모든 법적, 행정적 수단을 동원해 대응한다. 지하철 정상운행과 시민의 출근권 모두를 지켜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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