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지혜진 윤채영 기자 = 국민의힘 당권 출마를 저울질해 온 나경원 전 의원이 "당을 사랑하는 엄마의 마음"이라며 최종 불출마를 선언했다.
나 전 의원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어떤 시련 앞에서도 저는 한번도 숨지 않았고 제가 옳다고 생각하는 가치를 위해 싸웠다"며 "그런 저에게 오늘 이 정치 현실은 무척 낯설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지난 20여일 과연 내게 주어진 소명이 무엇인지 스스로 묻고 또 물었다"며 "어렵게 만든 정권의 성공을 위한 길은 무엇일까. 총선 승리는 어떻게 담보할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저는 오늘 제 결정을 국민과 당원들게 말씀드리고자 한다"며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겠다"라고 선언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대표 불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2023.01.25 pangbin@newspim.com |
나 전 의원은 "제 간곡한 호소를 남긴다"라며 "정말 어렵게 이뤄낸 정권교체다. 민생을 되찾고 법치를 회복하고 헌정 질서를 바로 세우는 이 소중한 기회를 결코 헛되이 흘러 보내선 안 된다"라고 촉구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뒤 나 전 의원은 '불출마를 결심하게 된 가장 큰 이유가 무엇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제 출마가 분열 프레임으로 작동하고 있고 국민들께 정말 안 좋은 모습으로 비칠 수 있기에 당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솔로몬 재판의 진정한 엄마의 마음으로 결정했다"며 "불출마 결정은 굉장히 용기가 필요했고 당을 사랑하는 진짜 엄마의 심정으로 그만두기로 했다"고 답했다.
불출마 선언문에서 "오늘 이 정치 현실은 무척 낯설다"라고 말한 것과 관련해선 "최근 일련의 과정에서 국민들께 많이 실망시켜드린 부분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에둘러 이해하실 거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또 "포용과 존중을 절대 포기하지 말라"는 선언문 내용과 관련해서 "출마선언문에 대한 해석을 말씀드리는 건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을 것 같다"며 "모든 과정이 앞으로 국민의힘이 더 튼튼하고 건강한 당이 되는 밑거름이 됐으면 하는 소망"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나경원 전 의원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당 대표 불출마 선언을 마친 후 당사를 나서고 있다. 2023.01.25 pangbin@newspim.com |
윤 대통령이 나 전 의원을 저출산위 부위원장과 기후환경대사직에서 해임한 것과 관련해서는 "저출산위 부위원장은 비상근직이고 기후환경대사도 무보수 명예직"이라며 "자꾸 장관급이라고 이야기하는데 사실은 비상근 무보수 명예직이기 때문에 여러가지 다른 직을 겸할 수 있다. 당원으로서 같이 역할을 해야만 하는 위치에 있었다"고 말했다.
'김기현 의원과 안철수 의원 중 지지하거나 돕는 사람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불출마 결정에 있어 어떤 후보나 다른 세력의 요구나 압박에 의해 결정한 게 아니다"라며 "제 스스로 당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결정했고 앞으로 전당대회에서 제가 어떤 역할 할 공간이나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이번 불출마 결정에 낮아진 지지율이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나 전 의원은 "지지율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며 "출마해서 캠페인을 하면 지지율은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런 과정에서 국민들께 눈살을 찌푸리는 장면을 연출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출마를) 접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당내 초선의원 50명이 비판 성명을 낸 것에 대해서는 "초선 의원들의 처지를 이해한다"고 했다.
앞으로 거취를 묻는 질문에 나 전 의원은 "저는 영원한 당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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