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중국이 사우디아라비아의 네옴시티 등 중동 내 개발사업에서 우리나라와 경쟁하는 데 한계가 있을 거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 특유의 폐쇄성으로 중국의 역할이 제한적일 수 있고 기술력도 한계가 있어 금융분야를 보완하는 게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김종용 전 사우디아라비아 대사는 20일 서울 상암동 중소기업DMC타워에서 열린 '2023 네옴시티 전략포럼'에서 "사우디와 중국은 국교 정상화에 20년이 걸리는 등 걸림돌이 많다"면서도 "중국의 자본력에 대해서는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기자 = 3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중소기업DMC타워에서 열린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이 주최한 '2023 네옴시티 전략 포럼'에서 기조 및 주제 발표자들의 질의응답이 진행되고 있다. 2023.01.30 hwang@newspim.com |
김 전 대사는 "1982년 사우디는 중국의 미사일을 샀지만 리야드 외교단지 내 대만 대표부를 쫓아내라는 중국의 요구는 들어주지 않았다"며 사우디가 용납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어 관계가 생각처럼 원만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사우디 입장에서도 중국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 전 대사는 "미국 견제도 있지만 사우디의 국부펀드만 쓸 수 없으니 중국 자본을 유치해야 한다"며 "하지만 중국 인력을 현지에 데려와도 돌려보내야 하는 상황이고 사우디가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이 현장에서 퀄리티가 낮은 공사를 진행하는 것은 제3국 근로자를 쓰다가 발생할 수 있다"며 "기술보다는 물량공세에 신경을 써야 하지만 지금 단계에서 중국을 의식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정부 차원의 수출금융 확대 필요성도 언급됐다. 전체 지원금액 자체가 낮은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주상진 수출입은행 인프라금융부장은 "상업은행은 현지에서 신용공급하기에 어려운 부분이 많아 현지 수출입은행과 협조금융을 하고 있다"며 "단독 리스크를 떠안는 게 힘든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과거 이슬람채권 발행을 시도했다 무산된 사례를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 전 대사는 "바라카 원전을 수주한 뒤 국내 파이낸싱을 위해 법 개정을 추진했지만 당시 여당 간사에 의해 무산됐다"며 "모태신앙인 이명박 대통령이 험한 소리를 할 정도로 어이 어이 없는 일이었다. 기름을 사오는 것 자체가 그들에게 돈을 주는 행위인데 이번 정부 들어서 왜 이슬람 채권 얘기가 거론되지 않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사우디에서 수주하려는 기업들은 중동본부를 리야드로 옮겨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 전 대사는 "두바이에 있는 본부를 리야드로 옮기라는 의미"라며 "본부를 옮겼는지 조사할 계획이어서 진중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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