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더불어민주당 내 비명계가 주축이 된 토론회 '민주당의 길'이 공식적으로 출범했다. 이재명 당 대표는 직접 참석해 "당내 다양한 목소리를 듣는 것이 저의 역할"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31일 오후 4시30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의 길' 1차 토론회에 참석해 축사했다.
그는 "정당의 '당'이 무리라는 뜻인 것처럼 다양성이 본질이라고 생각한다"며 "민주적인 정당이라고 하면 당 구성원들의 자유로운 의견 개진, 진지한 토론, 의견 수렴을 통해 더 효율적이고 국민의 뜻에 더 부합하고 국익에 부합하는 길을 찾아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의 길 1차 토론회에 참석해 인사말하고 있다. 2023.01.31 leehs@newspim.com |
이어 "당내 다양한 목소리들을 듣는 것이 저의 역할이기도 하다"며 "나중에 기회가 되면 여러분들의 토론의 결과물을 저에게도 전해 참고할 수 있게 해주시면 고맙겠다"며 "1차 토론회를 축하드린다"고 했다.
당초 이 대표는 토론회 참석 멤버가 아니었지만 전날(30일) 본회의에서 김종민 의원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흔쾌히 참석해 축사를 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한다. 이 대표는 기자들에게 "당내 의원들이 민주당이 가야 될 길을 찾아보겠다고 하니 대표로서 당연히 참석하는 게 맞겠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주축 멤버인 김종민·이원욱 의원을 비롯해 강병원·고영인·김영배·김철민·박용진·박재호·서삼석·송갑석·송기헌·신동근·양기대·오기형·윤영찬·이용우·조응천·최종윤·홍기원·홍영표·홍정민 의원 등이 참여했다.
특히 지난해 전당대회 과정에서 이 대표에게 동반 불출마를 제안하기도 했던 '친문' 핵심 홍영표 의원은 "민주당의 길이 새롭게 시작한다는 얘기를 듣고 저도 함께 해야 되겠다고 생각했다"며 새로 참여하게 된 소감을 밝혔다. 홍 의원은 민주당의 길 토론회의 전신 격인 '반성과 혁신' 토론회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그는 "지금 우리가 민심의 바다를 항해하고 있는데 길을 잘 모르는 것 같다. 민주당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국민들은 싸늘하게 민주당에 대해 기대를 버리는 분위기인 것 같다"며 "민주당의 정체성, 비전, 이런 것들을 더 치열하게 고민하고 새롭게 만들어서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기 부족한 부분을 빨리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의 길 1차 토론회에 참석해 홍영표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2023.01.31 leehs@newspim.com |
그러면서 "제가 4선이지만 지금처럼 당이 안정돼 있고 단결돼 있는 때가 없다고 생각한다. 과거에 지금과 같은 상황이었다면 엄청난 대립과 혼란 속에 있었을 텐데, 좋은 건지 나쁜 건지는 잘 모르겠다"며 "우리 당의 정체성과 비전, 이를 새롭게 만드는 데 있어서는 백가쟁명과 혼란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서도 "당이라는 게 단일한 목소리, 단일대오가 좋은 것 같지만 지금 상황에 대해 다르게 판단하고 있고 다른 모색을 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며 "당에 다양한 이야기, 다양한 목소리들이 많이 나오는 게 좋다. 단순하게 어떤 갈등이나 혼란으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침묵하고 있는 상황이 더 문제"라고 소신발언을 남겼다.
한편 토론회를 기획한 김종민 의원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비명계 모임'으로 비춰지는 것에 대해 경계했다.
김 의원은 "민주당의 길 토론회는 비명 모임이 아닌 비전 모임"이라며 "우리 토론회에서 비전과 전략을 많이 논의하면 가장 큰 수혜자는 민주당 지도부, 이 대표가 가장 큰 수혜자가 될 것"이라고 말해 장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원욱 의원 역시 "저희가 토론회를 비공개로 진행하기로 결정하게 된 이유 중 하나는 지난 (반성과 혁신) 마지막 모임 때 당시 정당 개혁 방향을 논의하면서 김영배 의원이 '정치권에 거대한 태풍이 불 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다. 이걸 모 기자가 '반명 의원들이 결사체를 만들었다' 이런 얘기로 보도를 했다"며 "말이 듣는 사람에 따라 다르구나 싶어 비공개로 토론 하면서 의원들이 좀 더 집단지성을 발휘해 토론을 내실화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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