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금융당국과 정치권이 우리금융지주 회장 선출 절차와 후보군을 문제 삼으면서 회장 인선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차기 회장이 오는 3일 확정된다. 우리금융은 회장 인선 일정을 조정할 경우 더 큰 논란을 야기할 수 있는 만큼 일정 연기 없이 예정대로 회장 선출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전날(1일) 4인 회장 후보군을 상대로 경영계획에 대한 프레젠테이션(PT)을 실시하고 각 후보들에게 오는 3일 최종면접 구체일정을 통보했다.
(사진 왼쪽부터) 이원덕 우리은행장,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이동연 전 우리FIS사장, 신현석 우리아메리카은행장 |
일각에선 금융당국 수장은 물론 윤석열 대통령까지 나서서 선임 절차에 문제를 제기하고 '투명한 지배구조'를 강조한 만큼, 회장 선출 일정이 미뤄지거나 변동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었다.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최종 후보를 만드는 기준과 평가에 필요한 적정한 시간이 확보됐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고,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주인이 없고 굉장히 중요한 그룹의 후계자 승계 또는 선임 절차가 과연 투명하고 합리적인지에 대해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분도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인선 절차를 비판했다.
여기에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은행은 국방보다 중요한 공공재적 시스템"이라며 "공정하고 투명하게 거버넌스를 구성하는 데 정부가 관심을 보이는 것은 관치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금융당국 수장들의 문제제기에 힘을 실어줬다.
금융당국 수장들의 발언은 '주인 없은 회사'의 CEO(최고경영자) 인선 시스템 문제를 지적한 것이지만, 사실상 4인의 숏리스트(최종 후보군)를 문제삼고 일정 조정을 요구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동시에 '내부통제 제도 개선'을 언급한 건 사실상 유일한 외부 후보인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에 힘을 실어준 것이라는 얘기까지 흘러나왔다.
하지만 우리금융 임취위는 일정 조정 없이 예정대로 회장 인선을 진행하기로 했다. 우리금융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임추위도 대통령 발언 등에 대해 고민이 많다"면서도 "시간을 끌면 끌수록 더 논란이 커지고 여러가지 역학관계가 생기기 때문에 현재까지 회장 인선 계획에 변동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금융위원회는 금융당국 수장들의 발언이 우리금융 회장 인선 일정 조정과 특정후보 지지로 해석되는 것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금융위 핵심 관계자는 금융위원장의 언급과 관련해 "우리금융지주 회장 인선 절차가 신한과 하나보다 특이한 건 없고 속도도 비슷하다"며 "(특정 후보 지지 해석은) 맥락을 잘못 읽은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우리금융지주 임추위에서 (1차 후보군을) 뽑은 걸 보니 상업은행 출신 3명, 한일은행 출신 3명으로, 3대3 비율 맞추기가 여전하다"며 "(임추위가) 우리금융지주의 경쟁력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비율을 맞추는 낡은 회장 선출 시스템을 문제삼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우리금융 임추위는 전날 이원덕 우리은행장과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신현석 우리 아메리카은행장, 이동연 전 우리FIS 사장을 상대로 1차 면접을 진행했다. 면접은 후보자 1명 당 1시간 씩 진행됐다.
후보자들은 준비한 자료를 바탕으로 30분 간 PT 발표를 했고 임추위원들과 30분간 질의응답을 가졌다. 임추위는 각 후보들의 PT 발표 내용을 토대로 내부통제 개선 방안, 그룹 혁신과 포트폴리오 다변화 등에 대해 송곳 검증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후보자는 "(임추위원들이) 금융 전문가다보니 예리한 송곳 질문들이 많았다"며 "호되게 질문을 많이 받았다"고 전했다.
임추위는 오는 3일 최종 면접에서 각 후보별로 준비한 돌발질문 등을 통해 검증에 나설 예정이어서 최종면접이 회장 선임에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임추위는 최종면접 후 차기 회장 단독 후보를 추천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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