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석유화학업황 침체기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중국발 석유화학 증설이 본격화되면서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올해 폴리프로필렌(Polypropylene, PP) 증설 물량은 지난해 기준 국내 기업의 전체 연간 생산능력(636만톤)을 웃도는 수준이다.
폴리프로필렌은 가장 대표적인 범용 플라스틱 소재다. 포장용 필름·섬유·의류·카펫·파이프·일용잡화·완구 등 다양한 용도에 쓰인다.
중국은 석유화학 내재화를 위해 국가 주도로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선 바 있다. 이에 따라 중국 신규 시설이 순차적으로 가동되면 물량이 쏟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LG화학 여수공장 용성단지. [사진=LG화학] |
특히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여전한데다 아시아 생산시설 신·증설 중심으로 공급 과잉 수준도 높아지면서 국내 석유업체들은 가격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고 있다.
석유화학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의 저가 물량이 쏟아지면 국내 업체들은 가격 경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며 "공급과잉이 우려되지만 중국의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보여 올 하반기 들어 업황이 점차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글로벌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석유화학 제품 수요가 크게 감소했다. 제품 가격에 인상된 원료값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면서 주력 수익성 지표인 에틸렌 스프레드(에틸렌-나프타 가격차이)가 더욱 낮아졌다.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이 제품을 생산할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였다. 이에 석유화학업체들은 NCC 정기보수 기간을 늘리는 등 공장 가동률을 낮춰 공급을 조절했다.
하지만 올해는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과 부양책 실시는 석유화학 업계에 긍정적인 신호다. 특히 업계는 석유화학제품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중국 경기 회복과 함께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변기대 LG화학 석유화학 경영전략 상무는 최근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지난해에는 중국 공급 과잉, 고유가, 수요 침체라는 삼중고를 겪었다"면서 "올해 역시 업스트림 부문 공급 과잉이 전망되나 3월 중국의 경기부양책이 가시화되면 수요가 반등하며 업황이 회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진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시황 약세에 따른 저율 가동 체제에도 중국 중심의 수요 개선 등으로 주요 제품의 가격 회복이 예상된다"며 " 중국 리오프닝 효과 및 부양 정책이 가시화될수록 업황 개선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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