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민 김지나 기자 = "갤럭시S23 울트라의 인기가 제일 좋지만, 출고가도 오르고 전작과 스펙이 비슷해 반응이 좋진 않네요. 갤S3·4가 출시되던 시기엔 신작이 나올 때마다 스펙이 크게 업그레이드됐지만, 현재 사용자들 입장에선 256GB나 512GB나 거기서 거기입니다".
삼성전자의 새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3 시리즈의 사전예약 첫날인 7일. 이날 오후 3시께 방문한 서울 중구의 한 휴대폰 대리점 사장은 갤럭시S23에 대한 현장 반응이 뜨겁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7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휴대폰 대리점의 모습. 기사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서울=뉴스핌] 이지민 기자 = 2023.02.07 catchmin@newspim.com |
갤럭시S23 시리즈 사전예약 첫날이지만 이날 방문한 이통3사 대리점과 신도림 테크노마트 등 오프라인 판매점 등의 분위기는 한산했다.
한 휴대폰 판매점 사장은 "플래그십 모델이 출시되면 하루 평균 30대 정도를 예약으로 받는데 오늘은 열 건에 그쳤다"고 전했다.
휴대폰 판매점 열 곳을 돌아본 결과 갤럭시S23 시리즈 중엔 울트라 모델이, 그중에서도 블랙과 크림 컬러 인기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전작인 갤럭시S22와 비교했을 때 높은 수준은 아니라는 게 직원들의 의견이다.
현장에선 이같이 신작 인기가 떨어진 배경으로 전작 대비 크게 향상되지 못한 스펙과 가격을 꼽았다.
서울 중구의 한 KT 대리점 사장은 "기기값이 15만원 이상 올랐는데 예전처럼 단통법이 있는 것도 아니고 물가가 올라서 관심도가 떨어진 것 같다"며 "또 갤럭시의 주 고객층이었던 중장년층은 '저장 공간이 부족합니다'라는 경고 문구가 뜨지 않는 이상 휴대폰 용량에 대해 큰 관심이 없어 이번 갤럭시S23의 용량이 큰 장점으로 작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128GB만 사용해도 동영상과 영화를 엄청 다운받지 않는 이상 굉장히 넉넉한 용량"이라고 덧붙였다.
갤럭시S23 시리즈의 용량은 256·512GB 2종이며, 삼성닷컴 전용 울트라 모델의 경우 1TB까지 제공한다. 전작인 갤럭시S22 시리즈의 경우 울트라 모델을 제외하고는 256GB 용량을 제공했다.
7일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신도림 테크노마트 9층 휴대폰 집단상가의 모습. 기사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서울=뉴스핌] 이지민 기자 = 2023.02.07 catchmin@newspim.com |
갤럭시S23 현장 판매 부진은 소비자들의 자급제폰 이동에 따른 결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대리점 직원들은 매년 오프라인 사전예약 손님이 줄고 있다며 이제 더 이상 휴대폰 출시 당일 북적이는 휴대폰 대리점의 모습을 구경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서울 구로구의 한 SK텔레콤 대리점 사장은"MZ세대의 휴대폰 구매 시스템이 통신 시장을 완전히 벗어났다"며 "그들은 대면 대화와 실랑이도 싫어하고, 온라인으로도 충분히 원하는 조건으로 쇼핑하듯 자급제 제품을 살 수 있기 때문에 오프라인 대리점은 점점 쇠락의 길을 걷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 KT 대리점 직원은 "실질적으로 40대 후반 이상의 중장년층이 오프라인에서 휴대폰 구매를 많이 했는데, 이제는 그조차 사라지는 분위기"라며 "휴대폰 수명이 길어지며 자녀들이 본인이 사용하던 휴대폰을 부모님에게 드리고, 본인들이 새 폰을 자급제로 구매하는 새로운 문화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휴대폰 성지'로 불리는 서울 신도림 테크노마트 역시 평일임을 감안해도 9층에 위치한 휴대폰 매장서 상담 고객을 찾아보기 쉽지 않았다.
이곳에서 만난 한 50대 고객은 "새 휴대폰은 테크노마트에서 구매하는 게 당연했는데, 딸이 자꾸 인터넷으로 사 준다고 해서 고민이 돼 우선 휴대폰 실물을 구경하러 나와봤다"고 전했다.
7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휴대폰 대리점의 모습. 기사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서울=뉴스핌] 이지민 기자 = 2023.02.07 catchmin@newspim.com |
이처럼 가라앉은 오프라인 판매점의 분위기와 달리 2030 세대가 모이는 각종 커뮤니티에선 갤럭시S23 시리즈를 자급제로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전작 대비 전체 수요는 감소했을 수 있지만, 갤럭시S23을 구매하기로 결심했다면 인터넷 최저가로 구매해 원하는 요금제를 선택하려는 소비자들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각종 커뮤니티서 '갤럭시 S23을 어떻게 사는 게 가장 경제적이냐'는 질문엔 '자급제로 사고 알뜰요금제 선택하라', '사전예약할 때 혜택받고 자급제로 사는 게 제일 싸다'는 댓글이 줄을 이었다.
신도림 테크노마트에서 만난 한 20대 대학생도 "친구들이 쿠팡으로 사는 게 제일 저렴하다며 추천해 줘서 이미 사전예약으로 갤럭시S23 울트라를 주문했다"면서 "그래도 불안한 마음에 현장에 와봤는데, 조합을 따져봤을 때 직접 기기만 구매하는 게 훨씬 현명한 것 같다는 생각에 만족스럽다"고 전했다.
한편 갤럭시S23 시리즈 사전 판매는 이날부터 13일까지 진행된다. 사전 개통은 14일부터 개시하고 공식 출시는 오는 17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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