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공주택을 직접 짓는 비용보다 2배 비싼 가격에 매입임대주택을 사들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9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LH 매입임대 서울·경기 지역 2만6188세대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 간 LH가 서울·경기 지역에서 사들인 매입임대주택의 유형별 현황을 바탕으로 진행됐다.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강북 매입임대 아파트 구입 금액과 SH 공공아파트 건설원가 비교. 경실련 제공. 2023.02.09 mkyo@newspim.com |
조사에 따르면 지난 5년 간 LH는 2만 6188호의 주택을 매입했으며, 매입 금액은 총 5조 8038억 원이다. 연도별 매입임대 현황은 ▲2016년 3700억 원(2318호) ▲2017년 5165억 원(2952호) ▲2018년 1조 45억 원(4866호) ▲2019년 2조 1691억 원(9214호) ▲2020년 1조 7438억 원(6383호) 등이다.
경실련은 LH의 매입임대주택 매입가격은 공시가격보다 비쌌다고 지적했다. LH 매입 평균 호당 가격은 2.4억 원인 반면 호당 공시가격은 1.7억 원이었다. 경실련은 "LH가 공시가격보다 비싼 시세대로 지불하고 주택을 매입했음을 재확인시켜준다"고 설명했다.
경실련은 이날 매입임대주택이 얼마나 비싼 금액에 매입됐는지 판단하기 위해 LH가 매입한 서울 강북구 '칸타빌 수유팰리스' 매입원가와 서울주택토시공사(SH) 건설원가를 비교했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 공공아파트 건설원가를 분석한 결과, '세곡지구 2-1' 아파트 전용면적 ㎡당 건설원가는 436만원이었다. 반면 LH가 수유팰리스 36채를 매입하는데 지출한 비용을 전용면적 ㎡당으로 따지면 920만원으로, 세곡지구 아파트 건설원가보다 2배이상 비쌌다. 앞서 수유팰리스는 LH가 지난해 총 79억4950만원을 들여 매입했으나 정작 미분양 물량이 속출하면서 고가 매입 논란이 일기도 했다.
경실련은 "수유팰리스를 사들이는 가격으로 공공주택을 직접 지었다면 41억8597만원의 세금을 낭비하지 않았거나 공공주택을 더 많이 지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경실련은 이날 "원희룡 장관의 말처럼 '내 돈이었으면 과연 이 가격에 샀을까'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며 "매입임대 주택 정책이 무주택 서민과 국민의 편익을 위한 정책으로 거듭날 때까지 제도개선을 촉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매입임대주택을 건설원가 수준으로 매입하도록 매입가격 기준을 개선할 것 ▲매입임대주택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할 것 ▲감사원은 매입임대 주택에 대해 철저한 감사를 진행할 것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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