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과거 금리인상 종료나 금리 전환일 때 그런 현상이 있었지만 항상 그렇게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최근 만난 한국은행 관계자에게 국고채 3년물 금리가 기준금리보다 낮다고 묻자 이 같은 답이 돌아왔다. 시장에서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를 전망해 금리역전 현상이 나타났다고 질문했더니 큰 의미를 부여하지 말라는 취지였다.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2023.02.13 ace@newspim.com |
기준금리 인상 종료 단서라도 나올까 싶어 뉘앙스를 바꿔 여러 질문을 던졌다. 속 시원한 답은 듣지 못했다. 경제 낙관론을 경계하고 비관론도 멀리하는 전문가스러운 답만 돌아왔다.
경제 전문가나 경제 관료는 비관적인 전망을 경계하는 경향이 있다. 말이 씨가 될 수 있어서다. '경제 지표가 안 좋다. 경치 침체가 우려된다'고 말을 할수록 기업과 가계가 반응해 실제로 경제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 경제 비관론이 경제 주체 심리에 영향을 미쳐 '자기실현적 예언'이 현실화하는 셈이다.
같은 이유에서 낙관론도 경계 대상이다. 한은 같이 권위 있는 기관이 장밋빛 전망을 내놨을 때 경제 주체 비합리적 선택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은 관계자는 '금리 인상 종료'라는 시장에 퍼진 낙관론을 경계하는 듯했다. 실제로 새로 나오는 경제 전망은 금리 인상 종료 기대감과는 거리가 있다.
당장 오는 14일 오후 10시30분(한국시간) 공개되는 1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주목해야 한다. 미국 월가에서는 1월 CPI는 전월대비 0.5% 올라 지난해 12월(0.1%)보다 상승 폭이 확대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앞서 미국 노동부는 작년 12월 CPI를 전월대비 기존 -0.1%에서 0.1%로 수정했다. 월가에서는 미국 최종금리 전망을 당초 4.8%에서 5.1%대로 조정 중이다. 소수이지만 미국 최종금리가 6%에 이른다는 전망도 나왔다.
국내 경제 상황도 기준금리 인상 종료와는 동떨어져 있다. 지난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2%로 여전히 높다. 공공요금 인상 압력은 거세다. 가스·전기요금 인상은 물론이고 서울 지하철·버스 기본요금 인상도 추진된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잡히지 않으면 한은은 기준금리를 올려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금리 전환기 때 국고채 금리가 기준금리보다 낮았다'는 사실이 아니라 새로운 정보가 나올 때마다 기존 예측을 업데이트하는 일이다.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