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미국 인공지능 기업 오픈AI의 AI 챗봇 '챗(Chat) GPT' 흥행 뒤 중국에서도 '중국판 챗GPT' 개발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미 중국 'IT 공룡' 바이두와 텐센트·알리바바·화웨이 등이 챗봇 개발에 착수, 바이두의 AI 챗봇 출시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관련 분야의 스타트업 설립도 잇따르고 있다고 정취안스바오(證券時報)가 14일 보도했다.
중국 기업정보 플랫폼 톈옌차(天眼査) 자료에 따르면 이달 초 기준 중국 내 AI 관련 기업 수는 253만 1000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최근 1~5년 내 설립한 기업이 절반 이상인 53.2%를 차지하고, 10년 이상 된 기업은 4.8%에 그쳤다.
[사진 = 셔터스톡] |
챗봇 관련 가장 대표적인 스타트업은 위안위즈넝(元語智能)이다. 지난해 11월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에 설립된 위안위즈넝은 챗GPT 등장 이후 가장 먼저 중국판 AI 챗봇 '챗위안'을 출시함으로써 주목을 받았다.
챗위안 역시 챗GPT처럼 사람 수준의 문장 창작 능력을 갖추고, 보고서 작성과 소설 쓰기·정보 검색 등 다양한 작업을 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사용자의 질문에 대해 중국의 입장과 상반되는 답변을 내놓아 이달 3일 출시 뒤 사흘 만에 서비스가 중단, 사실상 퇴출됐다.
구이지즈넝(矽基智能) 역시 유망 스타트업으로 꼽힌다. 2017년 8월 난징(南京)에 둥지를 틀고 생성형 AI 기술 개발에 주력해오며 교육과 금융·여행·행정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 디지털휴먼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중국 국유 대형은행인 공상은행과 중국은행, 중국 이동통신사인 차이나모바일과 차이나텔레콤·차이나유니콘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으며, 텐센트와 자오상(招商)은행·세콰이어캐피탈 차이나 등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사진=메이퇀(美團) 공동 창립자 왕후이원(王慧文) 개인 SNS(即刻) 갈무리] |
'스타급' 경영인도 AI 챗봇 개발에 뛰어들었다. 중국 최대 배달 플랫폼 메이퇀(美團)의 성공을 이끈 공동창업차 왕후이원(王慧文) 전 부사장은 "중국판 오픈AI를 만들 것"이라며 재창업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 2020년 메이퇀을 떠난 지 2년여 만이다.
왕 전 부사장은 13일 자신의 SNS를 통해 AI 인재 구인 광고를 냈다. 'AI 영웅방'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자신이 5000만 달러(약 636억원)을 투자한 뒤 정상급 벤처캐피탈로부터 2억 3000만 달러의 자금을 조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잡다한 일은 자신에게 맡기고 인재들은 마음껏 재능을 펼치라"고 강조했다.
톈옌차 정보에 따르면 왕 전 부사장이 SNS에서 언급한 '베이징 광녠즈와이(光年之外) 과기유한공사'는 지난 2018년 설립됐다. 왕 전 부사장이 100%의 지분을 가지고 있지만 구체적인 사업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
왕 전 부사장이 유치했다고 밝힌 투자금 출처도 확인이 어렵다. 구체적으로 어떤 기관이 참여했는지 왕 전 부사장이 밝히지 않은 만큼 SNS 내용을100% 신뢰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존재한다.
일각에서는 "5000만 달러로는 챗GPT 테스트를 한 차례 하기에도 부족하다"며 "(챗GPT는) 이론이나 인재의 영향이 아니라 지속적인 투자와 업데이트의 결과인 만큼 창업으로 등판하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hongwoori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