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금융당국이 은행의 공공성과 사회적 역할을 강조한 윤석열 대통령의 특별 지시에 따라 금융권 전반에 대한 대대적인 수술을 예고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금융지주사 지배구조 선진화에 본격 착수한 데 이어 현장검사 등을 통해 은행의 성과급 체계와 배당 성향의 적정성 여부를 따질 방침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윤 대통령의 지시 이후 은행 성과급 제도의 적정성부터 들여다보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3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은행은 공공재적 성격이 있다"면서 "'은행의 돈잔치'와 관련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직접 지시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이 20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제5차 금융규제혁신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2.12.20 pangbin@newspim.com |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6일 금감원 업무보고에서 은행이 과점 형태로 영업이익을 얻는 특권적 지위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 일부 고위 임원 성과급이 최소 몇억원에서 수십억에 이르는 게 국민적 공감대를 얻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서민들이 고금리로 고통받는 상황에서 은행권이 올해 직원들에게 기본급 300∼400%에 달하는 성과급을 지급하고, 특별퇴직금으로 평균 3억∼4억원, 많게는 10억원 이상을 지급한 데 따른 문제제기다.
이에 금감원은 금융사 지배구조법에 따라 경영진의 성과급 체계 적정성을 점검한다는 계획이다. 현행법에 따라 '성과급 이연 지급제'가 제대로 실시되고 있는지 들여다보기로 했다. 이연성과급이란 성과급을 한 번에 지급하지 않고 여러 해에 걸쳐 나눠주는 제도다. 금감원은 임원 보수와 성과급 총액, 산정기준을 연차 보고서에 공시하고 구체적인 지급계획을 주주총회에 설명하도록 개선안도 마련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은행권의 성과급 뿐 아니라 배당성향의 적정성 여부도 들여다본다. 금감원은 전날 카카오뱅크에 대한 결산 현장검사에 이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 검사에도 돌입할 예정이다. 결산검사는 금감원이 매년 초 주요 은행을 대상으로 자본건전성 등을 들여다보는 정기 검사다. 금감원은 검사 결과 배당성향 대비 손실흡수능력이 떨어진다고 판단되는 곳엔 충당금 추가 적립을 유도할 전망이다.
동시에 금융당국은 올해 상반기 중 은행 '특별대손준비금' 제도를 도입해 사실상 배당 규모를 관리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의 예상되는 손실에 비해 흡수 능력이 부족하다고 판단될 경우 특별대손준비금을 더 쌓으라고 요구하면 배당금 지급에 쓸 수 있는 이익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특별대손준비금은 자본으로 인정은 되지만 배당은 불가능하다.
이복현 원장은 이날 임원회의에서 "은행의 성과평가체계가 단기 수익지표에만 편중되지 않고 미래손실가능성과 건전성 등 중장기 지표를 충분히 고려토록 하는 등 미흡한 부분은 개선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이어 "은행은 증가한 이익을 바탕으로 손실흡수능력을 보다 적극적으로 확충할 필요가 있다"면서 "결산검사 등을 통해 대손충당금과 자본여력 등의 적정성을 면밀히 점검하고 손실흡수능력을 확충토록 유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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