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일본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이 17일 한국 기업들의 비혼복지를 조명했다.
직원이 결혼시 축하금과 휴가를 제공하는 기업들이 비혼주의를 선언한 직원에게도 공평하게 혜택을 주고 있다는 평가다.
신문은 "배우자가 없는 사원이 늘어나 결혼축하금과 같은 '비혼수당'을 지급하는 제도를 마련하는 한국 대기업이 늘고 있다"며 사례들을 나열했다.
LG유플러스는 1월부터 비혼주의를 선언한 근속 10년 이상, 만 43세 이상의 직원들에게 기본급 1개월 분의 수당과 5일간의 휴가를 주고 있다. NH투자증권도 만 45세 이상의 비혼 선언 직원들에 기본급 1개월 수당을 지급하고 있다고 매체는 소개했다.
이는 얼핏 비혼을 장려하는 제도로 볼 수 있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고 신문은 평가했다. 한림대학교의 신쿄 마사 교수는 "회사 동료에 업무 부담을 줄 수 없어 두 번째 아이 출산을 망설이는 여성이 적지 않다"며 "결혼하지 않은 직원에게도 혜택이 있다면 기혼 직원이 직장에서 상사나 동료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된다"는 의견을 냈다.
기사를 작성한 욘지 요스케 서울 지국장은 "한국에서 개인의 라이프 스타일을 둘러싼 가치관이 급속히 변화하고 있고 저출산 추세가 멈추지 않는 가운데 정부의 대책은 헛돌고 있다"고 진단했다.
닛케이는 한국 통계청의 20년 인구주택총조사 자료를 인용, 배우자가 없는 30대 비중이 42.5%로 10년 전보다 13.3%포인트(p) 늘었고,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해에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반드시 결혼해야 한다"고 답한 비중이 6년 조사 때보다 9%p 떨어진 17.6%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한국의 고질적인 저출산 문제의 원인으로 주택가격 폭등과 높은 자녀 교육비 부담을 꼽았다. 또 지난 2016년부터 활발해진 페미니즘 움직임과 젠더 갈등도 저출산을 야기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0.81로 세계 최저 수준이지만 이러한 복합적인 요인들이 얽히면서 한국 정부는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초등학교 입학연령을 1세 낮추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반대론에 부딪혀 철회해야 했다며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주장하는 '이차원(異次元)의 저출산 대책'이 지금도 필요한 것은 한국도 마찬가지이지만 정치는 공회전을 계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기자 = 서울의 아침기온이 영하 19.3도를 기록하는 등 올 겨울 중 가장 추운 날씨를 보인 지난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두꺼운 옷을 입은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2023.01.25 hwang@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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