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대화형 인공지능(AI) 챗GPT가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의 이커머스 사업에 신랄한 진단을 내렸다.
챗GPT는 롯데그룹이 이커머스 사업에서 경쟁력이 약한 이유를 기민한 변화에 대응하기 어려운 거대한 조직과 이커머스와 동 떨어진 브랜드 이미지를 언급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강력한 브랜드 제고 작업과 함께 조직 단순화를 제안했다.
신세계그룹의 경우 SSG닷컴이 초기 식료품 배달에 집중하면서 전자제품과 패션 등 더 많은 분야에서 경쟁력을 잃었다고 분석했다.
오픈AI와 챗GPT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
◆"거대한 롯데 조직, 신속한 변화 어려워"
22일 챗GPT는 롯데그룹이 한국에서 가장 큰 대기업 중 하나지만, 이커머스 시장에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고군분투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부 경쟁사들보다 경쟁력이 약한 이유를 늦은 시장진입과 함께 네 가지를 들었다.
눈에 띄는 원인은 롯데그룹의 거대한 조직이다. 챗GPT는 "롯데그룹이 오프라인 매장과 크고 복잡한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어 급변하는 이커머스 시장의 수요에 빠르게 적응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강력한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하고 보다 민첩하고 유연한 경쟁자들과 경쟁하기가 어려워졌다"고 이유를 들었다.
그러면서 롯데그룹의 복잡한 조직과 규모가 시장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롯데그룹은 복수의 자회사와 사업부를 보유하고 있어 온오프라인 운영의 조율과 통합이 어렵다는 것이다.
롯데그룹의 유통사업은 그룹 내 중간지주사인 롯데쇼핑이라는 거대한 기업 아래서 이뤄진다. 백화점과 마트, 슈퍼를 비롯한 이커머스까지 7개 사업부문이 있다.
챗GPT는 롯데그룹의 브랜드 이미지를 지적하고 나섰다. 롯데라는 이미지가 이커머스 사업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챗GPT는 "롯데그룹은 전통적인 소매업으로 더 잘 알려져 있는데 이커머스 시장에서 고객을 유치하고 유지하는 것을 더 어렵게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이유로 경쟁력 강화 방안을 뭍는 질문에는 조직 구조의 단순화, 중복 사업부 통합, 보다 유연한 관리 방식 채택 등을 제안했다. 그러면서 기존 오프라인 강점을 활용한 강력한 온·오프라인 통합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브랜드 이미지와 관련해서는 롯데의 이커머스 사업 강조하는 새 마케팅을 시작하고 유명 플랫폼이나 영향력 있는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챗GPT의 조언대로 롯데는 유명 글로벌 기업과의 파트너십은 이미 맺은 상태다. 현재 롯데는 영국 기반의 글로벌 리테일테크 기업 '오카도(Ocado)'와 손잡고 2030년까지 1조원을 투자해 온라인 식료품 시장 진출을 선언한 상태다.
또 롯데쇼핑은 현재 마트와 슈퍼의 물류 통합에 이어 조직 통합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롯데와 관련된 챗GPT의 답변 [사진=챗GPT] |
◆"SSG닷컴은 프리미엄·하이앤드에 집중해야"
SSG닷컴과 G마켓의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신세계그룹에 대해서도 왜 온라인 경쟁력이 낮은지 같은 질문을 해봤다.
챗GPT는 가장 먼저 롯데와 마찬가지로 늦은 시장 진입을 꼽았지만 그 외 내용은 상이했다.
챗GPT는 SSG닷컴이 초기 식료품 배달에 집중한 이후 제품군을 확대했지만 전자제품이나 패션 등 특정 분야에서 여전히 경쟁사에 뒤처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신세계그룹은 온라인 배송 시 타사 물류업체에 의존해야 했는데, 이는 비용이 많이 들고 속도가 느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자체적으로 광범위한 물류 네트워크를 보유한 경쟁업체와 경쟁하기가 어려워졌다는 게 챗GPT의 설명이다.
또 신세계그룹이 이커머스 인프라 구축과 마케팅에 많은 투자를 하면서 수익을 얻기가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신세계백화점, 이마트로 대변되는 강력한 오프라인 존재감이 고객을 온라인으로 이끌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쿠팡과 같은 성공을 거두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챗GPT는 "쿠팡의 대중 시장 접근 방식과는 다른 고객층에 어필하는 프리미엄 또는 하이엔드 제품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지난해 SSG닷컴은 G마켓과 영역이 중복되는 오픈마켓 운영을 중단하고 프리미엄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챗GPT는 배송과 관련해서는 "자체 물류 네트워크에 투자하거나 타사 물류 공급업체와 협력해 보다 빠르고 안정적인 배송 옵션을 제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