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뉴스핌] 고인원 특파원= 연초부터 이어져 온 유럽 증시의 반등세가 꺾일 것이라는 월가 전문가들의 경고가 나왔다.
블룸버그 통신이 16명의 시장 전문가를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범유럽 지수인 스톡스 600지수의 올해 종가 전망치는 455포인트(평균치)로 집계됐다. 20일 종가(464.64)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스톡스600 차트 및 월가 전문가들 연말 전망치(연두색이 전망치 최고가, 붉은 색이 처저) 2023.02.22 koinwon@newspim.com |
◆ 유로존 경제 선방· 中 리오프닝 효과 등에 英·佛 등 유럽 주요국 증시 '역대 최고'
스톡스 600 지수는 지난해 9월 말 이후 21% 이상 오르며, 같은 기간 뉴욕 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의 상승률을 뛰어넘었다. 또한 영국 FTSE100 지수는 지난주 처음으로 8000포인트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프랑스 CAC40 지수는 올해에만 14% 오르며 역대 최고치로 올라섰다.
지난해 침체 예상과 달리 유로존 경제가 예상외 선방(2022년 3.5% 성장)한데다, 중국 경제 리오프닝에 따른 유럽 관광 및 유럽산 명품에 대한 수요 증대 효과, 이에 따른 유럽 기업들의 실적 서프라이즈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휴스턴=뉴스핌] 고인원 특파원 2023.02.22 koinwon@newspim.com |
자동차·유통·여행·은행 등 경기 순환주의 주가가 강세를 보이며 연초부터 유럽 증시의 랠리를 이끌었으며, 예상보다 호조를 보인 기업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에 기업들의 주당순익(EPS) 전망치도 일제히 상향되며 투자 심리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와 JP모간체이스 등 월가 투자은행(IB)들은 통화 공급량 감소나 채권 수익률 곡선(커브) 역전 등 다가올 침체 가능성에 대한 '경고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는 판단이다.
밀라 사보바 BofA 투자전략가는 "앞으로 수개월 (유로존 경제의) 성장 모멘텀이 급격히 사라질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한다"며 "일시적인 경기 부양 효과는 긴축 영향이 완전히 반영되는 2분기에는 사라질 것이며 기업들의 순익 전망도 하향 조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그러면서 스톡스 600지수가 3분기 365포인트로 현 주가 대비 약 20% 하락한 후 연말 430까지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말 해당 지수가 반등한다고 해도 지난주 종가보다 낮은 수준에 한 해를 마감할 것으로 본 셈이다.
JP모건체이스의 미슬라프 마테흐카 투자전략가 역시 비슷한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통화정책 영향이 실물경제에 길면 1~2년까지도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친다"면서 스톡스600 지수가 1분기 중에 연내 고점을 형성한 후 랠리가 꺾일 것으로 봤다.
TFS디리버티브스의 스테판 에콜로 투자전략가 역시 유럽 경제의 침체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그는 "유럽의 경기 침체 위험이 줄어들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임금 인상과 원자재 및 에너지 비용 상승 등을 고려할 때, 기업 순익이 부정적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그러면서 시장 참가자들이 실적 전망치 하향 조정 가능성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ECB·BOE 등 주요국 추가 긴축 전망...침체 리스크↑
호재는 이미 다 주가에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왔다. BofA의 2월 유럽 펀드 매니저 서베이에 따르면, 응답자의 53%는 유럽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추가 긴축, 기업 실적 하향 조정 등으로 향후 수개월 유럽 증시가 하락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들 사이 유럽 증시의 중기 전망에 대한 낙관론도 후퇴했다. 응답자의 55%가 향후 12개월 주가가 오를 것이라 답했는데, 이는 한달 전 조사의 70%에서 줄어든 것이다.
물가 급등세 진정 조짐에도 유럽중앙은행(ECB)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공격적인 긴축을 당분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 역시 유로존 경제를 둘러싼 침체 리스크를 높이고 있다.
프랑크푸르트의 유럽중앙은행(ECB) 본부 건물 [사진=로이터 뉴스핌] |
ECB와 영국 중앙은행은 이달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각 0.5%포인트 인상하는 '빅 스텝'을 유지했으며, ECB는 3월에도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ECB 통화정책위원회 위원 중 한 명인 올리 렌 핀란드 중앙은행 총재는 20일 발언에서 0.5%포인트 이상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며, 유로존 기준금리가 올 여름에야 정점을 찍을 것이라고 말했다.
S&P글로벌의 크리스 윌리엄슨 이코노미스트는 "강력한 (경제) 성장세와 여전히 높은 물가 압력은 향후 수개월 추가 긴축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평가했다.
이날 앞서 S&P글로벌이 발표한 유럽의 2월 종합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2.3으로 오르며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1월 수치(50.3)나 시장 전망(50.6)도 웃돌았다. 해당 지수는 50을 기준으로 경기 위축과 확장을 가르는 데 유로존 경기는 1월에 이어 2월에도 강력한 확장세를 이어갔다.
특히 제조업 PMI는 2월 여전히 50을 하회(48.5로 집계)했지만, 서비스업 PMI는 53.0으로 지난해 6월 이후 최고로 올라서며 민간 경기 확장을 이끌었다. 수십 년 만의 최악의 인플레이션이 완화 조짐을 보이고 에너지 위기도 피해 갔다는 안도감 덕분이다.
하지만 S&P글로벌은 물가 압력이 2월 완화하긴 했지만, 서비스 부문에서의 물가 압력은 여전히 높아 임금 상승세로 이어지고 있다며, 이것이 3월 ECB의 추가 금리 인상의 근거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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