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뉴스핌] 고인원 특파원= 미국이 중국의 위협에 맞서 대만에 주둔하는 미 병력을 현재보다 4배 이상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미군은 향후 수개월 안에 100~200명의 병력을 추가로 대만에 배치할 계획이다. 현재 대만에 주둔하고 있는 미국 병력은 약 30명가량으로, 추가 병력 배치로 대만에 주둔하는 미군 병력은 4배 이상으로 늘어나게 된다.
중국 함정의 고속 기동모습[사진=위챗 공중계정] |
WSJ은 소식통을 인용, 추가 병력은 대만군에 미군 무기체계를 훈련하고, 중국의 잠재적인 공격에 대비한 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미 백악관과 국방부, 인도태평양사령부는 이번 대만 주둔 병력 확대와 관련한 인터뷰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다만 마티 메이너스 미 국방부 대변인은 "구체적인 군사 작전과 훈련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지만, 대만에 대한 미국의 지원과 방어 관계는 현재 중국의 위협에 맞선 것"이라면서 "대만에 대한 우리의 약속은 확고하고 (미군은) 대만해협과 지역 내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냉전 기간 대만에 대규모 군사를 주둔시켰지만, 지난 1979년 중국과 수교하면서 대만과의 방위 협정을 종료하고 대만에서 군대를 철수했다. 다만 공식적으로 미국의 외교공관 구실을 하는 '대만주재 미국협회'(ATI)를 경비한다는 명목으로 소수 해병 병력을 배치하고 있다.
대만에 그 외 병력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은 지난 2021년 WSJ이 미 병력 20여 명이 대만 지상군 병력을 훈련하고 있으며, 해병대 소속 일부 병력도 대만 해군 쪽에 상륙작전 대비용 훈련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히면서다.
지난해 8월에는 낸시 펠로시 전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한 것으로 계기로 중국이 대대적으로 대만섬 인근에서 대규모 군사 훈련을 실시하면서 대만해협을 둘러싸고 군사적 긴장이 한층 고조됐다. 미국과 중국 간 관계도 최근 '정찰 풍선'을 둘러싼 공방 속에 경색되고 있다.
한편 미 의회조사국(CRS)은 17일 '대만 정치 안보 이슈' 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2027년까지 대만을 성공적으로 침공할 태세를 갖출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보고서는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의 발언을 인용해 "중국군이 현대화되면서 양안의 군사력 균형이 중국에 유리하게 전환됐다"면서 "대만의 군사 역량은 높지만 예산이 중국군의 10분의 1도 안 되며 장비, 준비 태세의 문제에도 직면해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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