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중국에서 나트륨배터리를 탑재한 테스트카가 공개됐다. 가격 경쟁력이 강한 나트륨배터리 상용화에 가속도가 걸릴 것이란 관측이다.
중국 매체 정취안르바오(證券日報) 24일 보도에 따르면 배터리 기업 중커하이나(中科海納)는 23일 신체품 출시 대회에서 완성차 업체 장화이(江淮)자동차그룹과의 합작 결과물을 공개했다. 장화이자동차의 주력 모델인 쓰하오(思皓) EX10 화셴쯔(花仙子)에 중커하이나의 나트륨배터리를 탑재한 것으로, 중국 최초의 나트륨배터리 자동차가 선을 보인 것이라고 매체는 전했다.
이번에 공개된 테스트카는 25kMh 용량의 배터리를 장착해 1회 충전으로 최장 250km 주행 가능하다. 급속 충전 시간은 15~20분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설립된 중커하이나는 차세대 에너지저장시스템(ESS) 개발 및 나트륨배터리 생산이 주력 사업이다. 2021년 6월 세계 최초로 나트륨배터리를 탑재한 1MWh급 ESS를 출시한 바 있다.
중커하이나가 지난해 4월 초 공개한 기업정보에 따르면 신규 주주 명단에 선전하보(哈勃投資, 이하 선전하보) 등의 이름이 올라있다. 선전하보는 화웨이 산하의 투자 전문 자회사로, 중커하이나 지분 13.33%를 보유한 3대 주주다.
[사진=중국 매체 제커(ZAKER) 갈무리] 중국 완성차 업체 장화이(江淮)자동차그룹과 배터리 기업 중커하이나(中科海納)가 합작한 나트륨 이온 배터리 탑재 전기차 |
나트륨배터리는 2차 전지의 한 종류로 현재의 주류인 리튬배터리를 대체할 차세대 배터리로서 각광받고 있다. 리튬 자원은 지역별 매장 편차가 크고, 채굴의 어려움이 있어 안정적 공급에 걸림돌이 돼 왔다.
특히 중국의 전기차 수요가 급증한 것 등의 영향으로 탄산리튬 가격이 급등, 완성차 업계 등의 비용 부담이 커졌었다. 2021년 초 톤(t)당 5만 위안(약 938만 1000원) 수준이었던 탄산리튬 가격은 지난해 11월 60만 위안까지 급등했다.
중국 광물 컨설팅 업체 상하이강롄(上海鋼聯) 자료에 따르면 이달 21일 기준 배터리용 탄산리튬 가격은 t당 42만 9000위안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고점에 비해 30%가량 하락한 것이지만, 여전히 t당 40만 위안 수준의 고가에 거래되고 있다.
반면 나트륨배터리는 리튬배터리와 비슷한 구조적 특징을 지님에도 가격이 저렴하다는 우위를 갖고 있다. 나트륨배터리에 사용되는 구리·철·망간 등은 지표면 가까이에 다량 매장돼 있어 원료 확보가 상대적으로 쉽다. 때문에 나트륨배터리의 생산원가를 리튬배터리 대비 20%가량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환경적 측면에서 보아도 리튬배터리보다 낫다는 평가다. 장샤오룽(張孝榮) 선두테크놀로지연구원(深度科技研究院) 원장은 "리튬배터리 회수 기술과 설비 모두 나트륨이온배터리에 적용할 수 있다"며 "코발트나 흑연 등이 없는 나트륨배터리를 회수·재활용 하는 것이 환경 피해가 더 적다"고 설명했다.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나트륨배터리 개발 속도가 더뎠던 것은 에너지 출력이 약하고 장거리 주행 지원이 어려워서다. 때문에 지금까지는 이륜차나 ESS, 인터넷데이터센터(IDC) 등에만 제한적으로 사용돼 왔다. 다만 기술이 성숙해지면 나트륨배터리 응용 범위 및 시장 규모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저상(浙商)증권 자동차 전문 애널리스트 스이(施毅)는 "지난해 말 기준 나트륨배터리의 목표 생산능력은 48GWh에 달했다"며 "닝더스다이(宁德时代·CATL)와 푸넝테크놀로지(孚能科技·Farasis) 등 배터리 기업이 나트륨배터리 전면 산업화 계획을 발표했다. 나트륨배터리 생산능력이 올해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진공사(中金公司·CAII)는 "2023년은 나트륨이온 산업화의 원년이 될 것"이라며 "2025년이면 글로벌 나트륨이온배터리 출하량이 90GWh를 돌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궈롄(國聯)증권은 "올해 리튬 가격이 t당 40만~45만 위안의 고가에서 움직일 것임을 감안할 때 첫 양산된 나트륨배터리는 뚜렷한 가격 우위를 갖는다"며 "리튬 가격이 2026년까지 t당 15만 위안 이상의 수준을 유지한다면 나트륨배터리는 더 큰 산업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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