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검찰의 보완수사와 재수사 요청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의 수사준칙 개정을 추진한다.
앞서 시행령 개정을 통해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를 확대한 데 이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을 무력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형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입수한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상호협력과 일반적 수사준칙에 관한 규정 개정안'에는 법무부가 59조(보완수사 요구의 대상과 범위)와 64조(재수사 결과의 처리)를 수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한동훈 법무부 장관. 2023.02.15 leehs@newspim.com |
개정안에는 경찰이 송치한 사건에 대해 보완수사가 필요하다고 인정될 경우 경찰이 아닌 검찰이 보완수사를 할 수 있는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사건을 수리한 날로부터 1개월이 지난 사건, 검찰 송치 후 검사가 보완수사를 한 경우, 검사가 경찰에 송치를 요구해 송치받은 사건 등은 원칙적으로 검사가 보완수사 하도록 했다.
재수사 요청 범위도 늘어났다. 현행법상 검사는 경찰이 재수사 후 불송치한 사건에 법리 위반과 명백한 오류, 위법이 없는 이상 재수사를 요청하거나 송치를 요구할 수 없도록 돼 있다.
개정안은 '재수사 요청에 대한 수사가 전부 또는 일부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 검사가 경찰에 재수사를 요청할 수 있도록 명시했다.
앞서 법무부가 검수완박 법안 시행에 맞춰 시행령을 개정하고 '부패·경제범죄' 좁혀진 검찰 수사범위를 확대하자 '검수원복(검찰 수사권 원상 복구)'라는 비판이 한차례 제기된 바 있다.
법무부가 수사준칙 개정을 추진 중인 사실이 알려지자 법조계 안팎에서는 검·경 수사권 조정과 검수완박 법안을 무력화하려는 시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수사준칙 개정으로 검수완박 법안의 부작용과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이전 정권에서 추진한 검·경 수사권 조정의 취지를 무시하고 검찰의 수사 권한을 확대하려는 의도가 없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의 수사 종결권을 무력화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경찰은 "재수사 후 송치 요구는 법률상 근거가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또한 전날 논평을 내고 "수사 권력은 분산되어야 한다는 국민의 명령에 따라 추진된 검·경 수사권 조정을 완전히 무로 돌려놓겠다는 수작"이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검수완박 법안이 졸속으로 추진되면서 기존 수사준칙과 충돌하는 내용이 있어 개정이 필요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수사준칙에는 원칙적으로 검사가 보완수사를 직접할 수 없도록 했지만, 검수완박 법안은 동일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보완수사가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수사 체계 확립을 위해서라도 개정이 필요하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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