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9억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가 몰려있는 노·도·강(노원구·도봉구·강북구) 지역의 거래가 활발해지고 있다.
정부가 각종 거래·대출 규제 등 부동산 규제를 완화한 데다 특례보금자리론 출시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9억원 이하 아파트는 소득조건 없이 최대 5억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당분간 1주택자들의 '갈아타기'나 이사철 수요가 겹치면서 거래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여전히 집값 하락세는 이어지고 있어 매수·매도자 간 힘겨루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9억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된 노·도·강 지역으로 수요자들이 몰리면서 거래가 늘고 있다.
[성남=뉴스핌] 이형석 기자 = 경기도 성남 남한산성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2021.12.13 leehs@newspim.com |
◆ 올해 2월 노도강 9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 비중 24.1%
올해 초 정부가 각종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면서 중저가 지역을 위주로 거래량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달 들어 서울 9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량은 564건으로 전체 아파트 거래량(854건)의 66%에 달한다. 지난달 9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 비중이 59.7%인 점을 감안하면 6.3%포인트 늘었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은 거래가 이뤄진 지역은 노원구로 총 75건이 거래됐다. 다음으로 성북구(61건), 도봉구(42건), 구로구(40건), 은평구(36건) 등 순이다.
노도강 지역의 9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 비중은 24.1%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 9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 비중이 13.8%인 점을 감안하면 10.3% 늘어난 것이다.
노도강의 경우 특례보금자리론을 활용할 수 있는 9억원 이하 아파트가 밀집돼 있어 상대적으로 수혜를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특례보금자리론은 9억원 이하 주택을 구매하는 경우 소득과 무관하게 최대 5억원까지 대출해주는 고정금리 상품이다.
지난달 6일 기준 9억원 이하의 서울 아파트는 39만983가구다. 이 가운데 노도강 지역에는 14만1860가구(36.3%)가 몰려 있다. 개별 구별로 보면 노원구는 전체의 81%에 달하는 8만4243가구가 9억원 이하 아파트다. 도봉구는 전체의 80%인 4만3966가구, 강북구는 1만3651가구(74%)다.
노원구의 한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특례보금자리론 출시 이전부터 9억원 이하 매물이 있는지 문의하는 전화가 많이 들어왔다"면서 "급매물은 거의 다 소진된 상태"라고 말했다.
◆ "특례보금자리론·이사철 맞물려 거래 늘어날 것"
지난달 말 출시된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노도강 지역의 거래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특히 봄 이사철을 앞두고 결혼이나 분가 등 계절적 요인이 맞물린 점도 호재다.
도봉구 W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특례보금자리론과 봄 이사철을 앞두고 있어 문의전화가 많이 오고 있다"면서 "급매물까진 아니라도 기존 거래되던 가격보다 1억원 가량만 낮아도 매수에 나서겠다고 예약을 거는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주택가격이 조정을 받은 상황에서 노도강의 가격 하락세가 크다"면서 "주택을 구매할 시기나 주기가 된 사람들이 특례보금자리론을 활용할 수 있는 만큼 매수심리가 살아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특례보금자리론 기간과 한도가 제한적인 데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을 받지 않아 청년이나 신혼부부 등 자금이 부족한 사람들도 본격적으로 거래에 나설 것으로 분석된다.
송 대표는 "주요 은행 대출금리와 크게 차이는 없지만 DSR 적용을 받지 않다보니 자금력이 부족한 사람들이 특례보금자리론을 이용하면서 거래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여전히 집값 하락세는 이어지고 있어 매수·매도자 간 힘겨루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문의도 늘었지만 이전처럼 활발하게 거래가 회복된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 중론이다.
W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집값 하락세가 둔화되면서 집주인들은 이 시점이 지나가면 집값이 오를것이란 기대감을 갖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현재 나타난 거래는 주로 급매물이지 일반적인 거래가 회복된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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