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배터리 핵심소재인 동박시장이 뜨겁다. 동박은 구리를 극도로 얇게 만든 막을 말하는데, 배터리 음극재를 구성하는 핵심소재로 사용된다. 업체들은 시장 주도권을 잡기위한 치열한 경쟁구도를 벌이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동박 제조업체 일진머티리얼즈를 올 1분기 안으로 인수 완료한다. 다음달 14일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에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로 사명을 변경하고, 롯데케미칼 주요인사를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할 예정이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동박 세계 4위인 일진머티리얼즈를 2조7000억원에 인수하고 배터리 소재 사업을 본격화했다. 화학 계열사를 키우고 있는 롯데 입장에선 2차 전지 배터리 핵심소재 사업이 새로운 캐시카우가 될 전망이다.
일진머티리얼즈는 한국과 말레이시아에서 동박 생산기지를 운영하며 약 6만 톤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향후 말레이시아, 스페인, 미국 등지에 오는 2027년까지 22만5000톤 규모의 공장 건설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전기차 시장이 점차 커지면서 2차 전지에 들어갈 소재 사업 전망도 밝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배터리용 동박 시장은 2021년 27만 톤에서 2025년 75만 톤, 약 10조원 규모로 커지면서 연평균 40% 이상의 성장이 예상된다.
동박은 고도의 공정제어 기술과 설비 경쟁력을 기반으로 얇고 넓고 균일한 표면의 구리 호일을 길게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최고 기술력을 보유 중인 국내 동박기업들은 세계 시장에서 약 35% 규모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세계 동박 시장 점유율 1위인 SKC는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근 SKC의 동박 제조 자회사인 SK넥실리스는 스웨덴 2차전지 제조사인 노스볼트에 1조4000억원 규모 동박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SK넥실리스는 오는 2024년부터 5년간 폴란드 공장을 가동할 예정인데, 이곳 공장에서 생산하는 동박을 공급한다.
SK넥실리스는 올 하반기부터 연산 5만 톤 규모의 말레이시아 공장을 준공하고 북미 지역 투자에도 착수할 계획이다. SK넥실리스 관계자는 "여러 글로벌 배터리 고객사들과 추가 중장기 계약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조만간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했다.
고려아연도 동박사업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고려아연은 연간 12만 톤에 달하는 동박을 생산할 수 있는 핵심 설비를 확보하며 투자를 계속 늘리고 있다. 솔루스첨단소재는 오는 2026년까지 유럽과 캐나다에 각각 연간 10만 톤, 1만7000톤 규모의 동박 생산 공장을 세울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동박시장의 진입장벽은 높은 편으로 일반적으로 제품 생산까지 수 년이상 걸려 신규 진입이 어려운 산업으로 꼽히고 있다"며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커지고 있어 핵심 소재인 동박 생산 설비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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