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전기차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에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가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에 주목하고 있다. 폐배터리에서 리튬·니켈·코발트 등 희소 광물을 추출해 재활용하는 기술력 유무가 배터리 기업의 경쟁력과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가 조성되면서다.
Global 전기차(BEV+PHEV) 폐차 대수, 폐배터리 발생량 전망. [사진=SNE] |
2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발표 예정인 유럽판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불리는 핵심원자재법(CRMA) 초안에 폐배터리 재활용 의무화 조치가 포함될 가능성이 유력하다.
국내 배터리 정책에도 변화 조짐이 보이고 있다. 정부는 폐배터리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도입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EPR는 생산자에게 일정량 이상의 제품 재활용 의무를 부여하고 이행하지 못할 경우 비용을 징수하는 제도다.
정부는 폐배터리 재활용 등 재자원화 관련 기술을 신성장·원천기술에 포함하고 세액공제를 적용하는 방안도 추진할 방침이다. 현행 조세특례제한법상 신성장·원천기술 투자에 3%(대기업 기준) 세액공제가 적용되며, 국회에서는 공제율을 6%로 상향하는 법안을 심사 중이다.
폐배터리 시장의 성장세도 매섭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이 2030년 535억6900만달러(약 68조원), 2040년 1741억2000만달러(200조원) 규모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전 세계 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 포함) 폐차 대수는 2025년 56만대에서 2030년 411만대, 2035년 1784만대, 2040년 4277만대로 늘면서다.
배터리는 전기차 가격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부품으로 8~10년 사용하면 잔존 용량이 기존 용량 대비 70%로 줄어든다. 폐배터리 활용은 크게 재활용과 재사용으로 나뉜다. 잔존 용량이 줄어든 폐배터리를 에너지저장장치(ESS)로 재사용하고 불량품이나 잔존 용량이 '0'인 폐배터리에선 원자재를 추출해 재활용한다.
배터리 리사이클링 개념도. [사진=한국무역협회] |
이에 폐배터리 시장 선점을 놓고 지분 투자, 자체 기술 개발 등 배터리 기업들의 다각적인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LG화학과 북미 최대 폐배터리 재활용 업체 '라이 사이클'(Li-Cycle)에 지분 투자를 단행해 지분 2.6%를 확보했다.라이사이클은 10년간 LG에너지솔루션에 2만t의 재활용 니켈을 공급한다.
SK이노베이션은 신성장동력으로 BMR(Battery Metal Recycle)을 선정하고, 수산화리튬 추출 기술을 앞세워 폐배터리에서 고순도 광물 추출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외에도 SK이노베이션은 성일하이텍과 연내 국내에 폐배터리 재활용 합작법인을 설립해 2025년 첫 상업공장을 건설한다는 목표다. SK이노베이션의 수산화리튬 회수 기술과 성일하이텍이 보유한 니켈·코발트·망간 회수 기술을 결합해 시너지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향후 미국과 유럽 등 해외 공장 증설도 추진한다.
삼성SDI는 삼성SDI는 성일하이텍에 지분 투자를 통해 폐배터리에서 광물을 추출하고 있다. 현재 천안·울산 공장에서 발생한 스크랩을 회수해 광물을 추출하고 있으며 헝가리 등 해외 거점 생산공장까지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5월 회사 연구소 내 폐배터리 재활용 관련 연구를 전담하는 조직 '리사이클 연구 Lab(랩)'을 신설했다. 전기차 사용 후의 배터리를 활용하여 타 애플리케이션용으로 재사용(Reuse) 가능성도 검토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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