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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방송가에도 연일 학폭 사태…씁쓸한 '더 글로리' 열풍

기사등록 : 2023-03-03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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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사회 각계가 연일 쏟아지는 학교폭력 폭로로 얼룩지고 있다. 수년째 학폭 이슈가 반복되는 방송가도 예외는 아니다. 유튜브에선 80만 구독자를 거느린 이가 은퇴 했다.

MBN 서바이벌 예능 프로그램 '불타는 트롯맨'의 우승후보 황영웅이 과거 폭력 전과와 사생활 폭로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한 유튜브 채널에서 지난달 피해자가 등장해 학교 폭력 의혹을 제기하고 황영웅 본인은 입장문을 통해 폭행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부족함과 잘못으로 인해 피해를 입으신 분들께 깊이 사죄드린다"고 뒤늦게 고개를 숙였으나 프로그램에서 하차하지 않았다.

양진영 문화부 기자

'불타는 트롯맨' 제작진도 황영웅 관련 학폭 이슈를 덮었다. 이들은 26일 "제기된 사안(폭행)에 대해 황영웅은 2016년(당시 22세) 검찰의 약식 기소에 의한 벌금 50만원 처분을 받았다"면서 하차가 아닌 출연 강행을 알렸다. 결국 황영웅은 1일 해당 프로그램 결승 1차전에서 1위를 차지했다.

황영웅을 둘러싼 폭로는 계속되고 있다. 자폐증 학우를 괴롭혔다는 댓글이 올라오는가 하면 과거 여자친구를 자처하는 네티즌의 데이트 폭력 의혹 제기도 있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맘카페 등에는 1차 결승 직후인 1일에도 동창이라는 네티즌의 글이 올라왔고 게시자는 "(황영웅이)약하고 장애있는 친구들만 때렸다. (학교폭력 소재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의 '손명오'(김건우)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썼다.

학교폭력 이슈가 최근 비단 방송, 연예계의 일만이 아닌 만큼 시청자들과 네티즌들의 비난도 거세다. '불타는 트롯맨' 팬덤은 2월 27일 '황영웅 조속 하차 촉구 성명문'을 발표하고 "불타는 트롯맨 제작진의 비도덕적 태도를 규탄하고, 참가자 황영웅의 빠른 프로그램 하차를 요구한다"면서 학교폭력 피해자들을 향한 2차 가해 위험을 언급했다.

유튜버 지기TV 운영자 임동규도 학교폭력 의혹에 휘말렸다. 앞서 지난달 25일 음주적발 사실을 직접 밝힌 이후 해당 의혹이 제기된 27일엔 "논란을 일으켜 죄송하다는 말씀드리면서 앞으로 유튜브의 모든 활동은 중단하도록 하겠다"고 알렸다. 그는 학창시절 괴롭힘을 당했다는 네티즌의 주장에 "친구가 놀림을 받을 때 일정부분 동조했던 건 사실"이라며 일부 잘못을 인정하기도 했다.

오는 10일엔 김은숙 작가의 화제작 '더 글로리' 시즌2가 공개된다. 시즌1 공개 직후 전세계 넷플릭스 비영어 티브이(TV) 부문 1위에 오르며 최고 흥행 드라마 반열에 올랐다. 국내에서도 학교폭력의 피해자인 문동은(송혜교)의 흑화와 현실감 넘치고 찰진 대사, 강렬한 캐릭터의 가해자 배역들의 일거수 일투족이 화제를 모았다. 시즌2에서는 문동은의 복수가 더욱 가시화되고, 위기에도 처하며 주변 인물들의 손에 결말의 키가 주어질 전망이다.

각계에서 반복되는 학폭 폭로 속 '더 글로리' 영광이 씁쓸하다. 그간 갑작스런 출연자의 학폭 논란 속 방송사와 프로그램도 피해자의 입장이라는 시각도 있었다. 하지만 과거 학폭 사실과 전과가 확인된 출연자의 서바이벌 출연을 강행한 것은 MBN의 뼈아픈 실수다.

불특정다수를 시청자로 둔 방송사 입장에선 가해자에 대한 최소한의 조치가 필요하다. 피해자의 사적 복수를 그린 '더 글로리' 같은 작품이 제작되고, 또 세계적으로 흥행하는 이유를 직시해야 한다. 

jyy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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