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의 금융부문 자회사 앤트그룹(螞蟻集團)의 구조조정이 또 한 단계 진전을 이뤘다.
얼스이스지징지바오다오(21世紀經濟報道)는 앤트그룹 산하 소비자금융 사업부인 충칭(重慶) 앤트소비자금융유한회사(螞蟻消費金融有限公司, 앤트소비자금융)가 증자를 마무리 지었다고 13일 보도했다. 증자를 통해 앤트소비자금융의 자기자본은 기존의 80억 위안(약 1조 5182억원)에서 185억 위안으로 131.25% 늘어났고, 이로써 앤트소비자금융은 중국에서 영업 중인 30개 소비자금융회사 중 자기자본 등록 규모가 가장 큰 기업이 됐다고 매체는 짚었다.
앞서 올해 1월 초 중국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은보감회)는 공식 사이트를 통해 '충청 앤트소비자금융 등록자본 증자 및 지배구조 조정 승인에 관한 회답'을 발표했다. 앤트소비자금융의 증자와 항저우(杭州) 진터우디지털과기그룹(金投數字科技集團), 저장(浙江) 순위광학유한회사(舜宇光學有限公司) 등 5개 회사의 앤트소비자금융 지분 참여를 승인한다는 내용이었다.
이번 증자에 52억 5000만 위안을 투자함으로써 앤트그룹의 총 출자액은 92억 5000만 위안으로 늘어났고, 앤트그룹은 최대 주주 지위를 이어간다. 18억 5000만 위안을 출자한 항저우 진터우디지털과기그룹이 10%의 지분을 확보, 제2대 주주가 됐다.
알리바바의 핀테크 계열사인 앤트그룹 [사진=셔터스톡] |
전문가들은 이번 증자가 앤트그룹의 구조조정이 새로운 단계에 이르렀음을 보여주는 '이정표'라고 평가한다. 알리바바 창업자인 마윈이 앤트그룹 지배권을 사실상 포기하면서 시작된 그룹의 구조조정이 앤트소비자금융의 증자 이후 더욱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다.
앤트그룹은 지난 1월 초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지배구조를 개선한다"며 마윈의 지배권 상실을 골자로 한 지배구조 조정 결과를 발표했다. 관련 공시에 따르면, 지배구조가 조정됨에 따라 마윈과 그와 행동을 같이 하는 이들이 지분 의결권을 공동으로 행사하던 것에서 앤트그룹 경영층과 직원 대표, 마윈을 포함하는 10명의 자연인이 각자 독립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으로 바뀌게 됐다. "어느 주주도 단독으로든 타주주와 공동으로든 앤트그룹 주총 결과를 통제할 힘을 가질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앤트그룹 측은 공시에서 밝혔다.
마윈은 그동안 관련 법인들을 통해 앤트그룹의 의결권 53.46%를 확보, 실질적으로 앤트그룹에 대한 지배권을 행사해 왔다. 하지만 당시 지배구조 조정으로 마윈의 앤트그룹 의결권은 6.2%로 줄어들게 됐다.
뉴욕대학교 윈스턴 마 법학과 교수는 "앤트그룹이 은보감회 및 인민은행의 감독 하에 진행하는 구조조정 과정의 긍정적인 출발"이라고 CNBC에 말했다.
일본 다이와 증권은 이번 증자 후 앤트소비자금융이 1조 1000억 위안 규모의 대출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앤트그룹이 구조조정을 순탄하게 마친다면 이르면 올해 하반기 중에 앤트그룹의 기업공개(IPO)가 가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앤트소비자금융의 증자 완료를 두고 중국 정부가 대형 인터넷 기업에 대한 규제 완화에 나선 것이라고 해석한다. 블룸버그는 "세계 제2의 중국 경제가 주춤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전통적인 성장 견인차였던 대형 인터넷 기업들에 대한 규체 방침을 완화하고 있다는 또 다른 신호"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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