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를 촉발한 은행의 '미실현 손실'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는 가운데, 대형 은행 중에서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가장 위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4일(현지시각) 투자전문매체 배런스(Barron's)는 BofA가 대형은행들 중에서 채권 포트폴리오 손실이 가장 크다고 지적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
미국 은행들은 초저금리 시절 미국채 등에 대량으로 투자했으나 작년부터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고강도 긴축이 시작되면서 해당 채권 가치는 급락했다.
배런스는 작년 말 총 3조달러 정도였던 BofA의 대차대조표에서 부채증권이 8620억달러였고, 이 중 만기 보유 채권이 6320억달러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은행이 해당 증권을 매각하지 않는 한 가치 변동에 따른 손실을 반영할 필요가 없으나, 고강도 긴축에 따른 금리 상승으로 작년 말 기준 BofA의 채권 손실액은 1090억달러 정도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쟁 은행인 JP모간체이스(360억 달러), 웰스파고(410억 달러), 씨티그룹(250억 달러), 골드만삭스(10억 달러)의 손실을 대폭 웃도는 수준이다.
배런스는 BofA의 경우 막대한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어 이러한 채권 포트폴리오를 매각해야 할 상황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연준의 긴축이 길어지면 은행권은 이러한 채권 리스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특히 아직 실현되지 않은 손실임에도 투자자들의 공포심리를 자극한다면 주가 급락 등이 발생해 결국 SVB와 같은 결말을 맞게 될 은행이 늘어날 수 있다.
찰스 슈왑의 경우 이러한 미실현 손실에 대한 우려로 주가가 한 주 사이 25%가 빠졌다.
피터 크로포드 찰스 슈왑 최고경영자(CEO)가 자사 유동성이 충분하다고 거듭 밝히며 미실현 손실을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지만 주가 급락을 막지는 못했다.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자료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미국 은행권의 '만기 보유 증권'과 '매도 가능 증권'에 대한 미실현 손실은 1년 전 80억 달러 수준에서 6200억 달러(약 820조원)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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