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빙그레와 해태아이스크림이 이르면 이달 말부터 '쌍쌍바메로나', '바밤바비비빅' 등 협업 제품을 줄줄이 내놓는다. 지난해 해태아이스크림 흑자전환에 성공한데 이어 시너지 강화에 본격 나선 것이다. 국내 빙과시장이 빙그레·해태아이스크림 연합과 롯데제과 양강체제로 재편된 가운데 각사의 협업 성과가 올해 시장 승패를 좌우할 핵심요소로 떠올랐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해태아이스크림은 이르면 이달 말 빙그레와의 첫 번째 협업 제품인 '쌍쌍바메로나'를 출시한다. 빙그레의 '메로나'를 해태아이스크림의 '쌍쌍바' 버전으로 만든 것이다. 내주 생산을 시작해 이르면 이달 말쯤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빙그레도 해태아이스크림과 협업제품인 '바밤바비비빅'을 준비하고 있다. 해태아이스크림의 '바밤바'와 빙그레의 '비비빅'을 합친 제품으로 어르신 입맛을 선호하는 젊은 세대에서 확산한 '할매니얼' 트렌드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해당 제품은 메로나쌍쌍바 출시 이후인 내달 쯤 출격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태아이스크림의 바밤바와 빙그레의 비비빅 제품. [사진=각사] |
인수 3년차에 접어든 빙그레와 해태아이스크림이 본격적인 시너지 강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원료수급, 물류, 유통기능 등을 통합한 빙그레와 해태아이스크림이 공동 마케팅에도 나선 것이다.
빙그레는 지난 2020년 10월 해태아이스크림을 인수하며 빙과 시장 1위에 올라선 바 있다. 지난해부터는 해태아이스크림의 물류담당업체를 빙그레 계열사인 제때로 전환해 물류망 통합을 이뤘다. 또 빙그레의 해외 유통망을 통해 부라보콘 등 제품 수출도 시작했다. 이에 따라 기존 중국 등에 한정됐던 해태아이스크림의 수출국은 미국, 캐나다 등 22개국으로 확대됐으며 최근 누가바, 바밤바, 쌍쌍바 등 수출 품목 확대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빙그레·해태아이스크림의 합병 효과는 최근 들어 가시화 되고 있다. 해태아이스크림이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이 대표적이다. 빙그레 인수 이전인 2019년 30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해태아이스크림은 인수 첫해인 2020년 10월부터 12월까지 4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2021년에도 2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며 적자를 이어왔지만 지난해 36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흑자로 돌아섰다. 매출액도 전년 대비 9.2% 증가한 175억원을 기록했다.
빙그레 관계자는 "협업 상품 기획은 해태아이스크림과 공동마케팅 전략의 일환으로 현재 원재료 공동구매, 물류 통합 등이 이뤄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해태아이스크림과의 통합 가능성에 대해서는 "검토되지 않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올해 합병 2년차를 맞는 빙과시장의 2강인 롯데제과도 '합병 시너지'에 공을 들이고 있어 주목된다. 지난해 7월 롯데푸드를 흡수한 롯데제과는 가장 먼저 빙과사업부 효율화 작업에 돌입했다. 롯데제과의 경우 신제품 출시보다는 오히려 품목수를 줄이고 대표 브랜드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2023.03.17 romeok@newspim.com |
실제 롯데제과는 롯데푸드와 빙과사업부를 하나로 합치고 기존 700여개에 달하던 빙과류 품목수(SKU)를 지난해 말 300여개로 감축했다. 품목수를 줄이되 핵심 브랜드의 경쟁력을 강화해 효율화를 꾀하겠다는 구상이다. 올해는 빙과 물류센터를 기존 14개에서 8개로 통폐합하고 영업조직을 재편할 예정이다.
롯데제과의 빙과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상반기 기준 점유율은 43.9% 수준이다. 같은 기간 빙그레(해태제과 포함)의 점유율은 41.76%로 점유율 격차는 2%대에 불과하다. 합병을 통해 덩치를 키운 빙그레와 롯데제과가 각각 어느 정도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가 핵심과제로 떠오른 셈이다.
롯데제과는 올해 빙과사업부에서 2~3%대 매출액 신장율을 달성하고 이익률을 기존 5%대에서 최대 7%대로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롯데제과 측은 IR자료를 통해 "빙과사업 밸류체인을 효율화한 이후 시너지가 극대화 될 것"이라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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