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용성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방러일정이 22일 마무리됐다. 시 주석은 20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 도착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4시간30분 동안 대화를 했고, 이튿날인 21일 소규모(소인수) 정상회담과 확대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정상회담 이후 양국 정상은 '중국-러시아 신시대 전면적 전략 동반자 관계 심화에 관한 공동성명'과 '2030년까지 중-러 경제 협력의 주요 방향 발전 계획에 관한 공동 성명' 등 두 건의 문서에 서명했다.
첫번째 문서는 정치, 외교, 사회, 경제 등 전반적인 분야의 관계를 심화하자는 내용을 담았고, 두번째 문서는 경제협력에 관한 내용이 담겼다.
우크라이나 사태 해법과 관련해서는 기존의 입장이 반복됐을 뿐, 새로운 내용이 공개되지는 않았다. 우크라이나 문제를 제외한 분야에서는 양국의 관심사가 교환됐다.
특히 중러 양국은 모두 미국으로부터 제재를 받고 있으며, 미국의 제재를 돌파하는데 필요한 도움들을 주고 받은 점이 눈에 띈다. 미국으로부터 기술제재를 받고 있는 중국은 러시아와 기술협력을 강화하고, 미국으로부터 경제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는 중국으로부터 경제지원을 약속받았다.
중러 양국 정상이 공동성명 문서에 서명한 후 악수를 나누고 있다. [신화사=뉴스핌 특약] |
◆중국의 경제지원, 푸틴의 장기집권
러시아는 유럽으로 향하는 노르트 스트림 천연가스관이 파괴됐으며, 미국을 비롯한 서방세계로부터 석유와 천연가스 수출 제재및 금융제재를 받고 있다. 이에 러시아는 유럽에 수출하던 물량을 중국 등으로 돌려 에너지 수출 공백을 메우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중국은 러시아의 에너지와 광물 등을 지속 수입할 것임을 약속했으며, 이는 러시아의 경제를 유지시키고 미국의 경제제재 충격을 완충하는 작용을 한다.
중국의 경제지원은 특히 내년에 치러질 러시아 대선을 앞둔 푸틴 대통령에게 정치적인 이익으로 작용한다. 특히 시진핑 주석은 지난 20일 푸틴 대통령에게 "내년 러시아에 대통령 선거가 있다고 알고 있다"며 "러시아 국민들은 푸틴 대통령을 계속해서 확고히 지지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덕담을 건넸다.
게다가 양국 정상이 서명한 두번째 문서는 시한을 2030년으로 제시했다. 푸틴 대통령이 내년 대선에서 당선될 경우, 그는 5번째 임기를 시작하게 되며, 임기는 2030년에 마무리된다. 또한 2030년에는 또 다시 러시아 대선이 치러진다.
때문에 푸틴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중국의 경제지원을 보장받고, 대선에서 중국의 공개 지지를 받는 이익을 취했다.
◆러시아의 엔진, 소재, 기초과학 기술 흡수
양국 정상이 서명한 첫번째 문건과 두번째 문건은 모두 기술협력과 관련된 내용을 담고 있다. 첫번째 문서에서 양국정상은 "과학기술 협력을 강화하며, 기초연구, 응용연구, 기술산업화 등의 영역은 물론, 최첨단산업 영역에서의 협력을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푸틴 대통령은 21일 "양국이 잠재력을 결합하면 인공지능(AI), 정보통신(IT) 등 분야에서 세계의 리더가 될 수 있다"고 발언했다.
중국은 미국으로부터 반도체 등 분야에서 기술제재를 받고 있으며, 중국은 이를 기초연구와 소재공학으로 돌파하겠다는 복안이다. 시진핑 주석 역시 최근 들어 기초연구 강화를 반복 주문하고 있다.
러시아는 수학, 물리학, 재료공학, 우주공학 분야에 글로벌 경쟁력을 지니고 있으며, 중국이 원하는 항공엔진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중국으로서는 러시아로부터 더욱 광범위한 기술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이 밖에 중국은 위안화 국제화 추진도 탄력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러시아는 자국은 물론 아시아 및 중남미 국가와의 결제에서도 중국 위안화 사용을 지원하기로 했다.
중국과 러시아 양국 정상이 21일 모스크바에서 확대 정상회담을 진행했다.[신화사=뉴스핌 특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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