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국 반도체 법인 실적이 지난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와 맞물려 우리나라 기업들의 중국 현지 반도체 공장 운영에 제약이 커진 가운데, 향후 중국법인 실적이 개선될 지도 미지수다.
24일 삼성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에서 반도체·디스플레이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중국법인(SSS) 매출액은 2021년 31조3262억원에서 2022년 21조3706억원으로 32% 감소했다. 1년만에 매출 규모가 10조 가까이 빠진 것이다. SK하이닉스의 우시 반도체 판매법인 매출 역시 12조9389억원에서 9조5243억원으로 26% 줄었다.
이 같은 중국법인의 실적 악화는 판매법인 뿐 아니라 생산법인 역시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중국 반도체 생산법인 SCS 당기순이익 규모는 2021년 1조7088억원에서 2022년 6384억원으로 63% 급감했다. SK하이닉스 중국 반도체 생산법인 당기순이익 역시 2021년에는 436억원의 이익을 거뒀지만, 2022년엔 4649억원을 당기순손실을 내며 적자로 전환했다.
반도체 불황으로 우리나라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미국이 중국 반도체 산업에 대한 규제 수위를 높이며 반도체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는 반도체 지원법 가드레일 조항의 세부 규정을 발표했다. 미 상무부는 반도체법 보조금 대상자는 중국과 러시아, 이란, 북한 등 해외 우려 국가에서 첨단 반도체 생산시설을 신규로 건설하거나 증설하는 등 반도체 생산 능력 확대에 투자할 수 없도록 제한했다.
보조금을 받는 기업은 수령일 이후 10년간 중국 등 우려 국가에서 반도체 생산능력을 실질적 확장을 할 경우, 상무부가 보조금 전체를 회수할 수 있도록 규제했다.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는 삼성전자나 미국 투자를 염두에 둔 SK하이닉스 입장에선, 미국서 보조금을 받으려면 중국 반도체 생산에 제약이 걸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반도체 보조금과는 별개로 작년 10월 미국 상무부는 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 규제를 발표했는데, 우리나라 기업들에 대해선 올해 10월까지 규제 유예를 해 줬다. 만약 이 유예가 연장되지 않을 경우, 중국 공장에 대한 첨단 장비 업그레이드를 할 수 없게 된다.
한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진 미국의 중국 공장에 대한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 유예에 대해 논하긴 이른 시점"이라며 "미국이 중국 반도체 산업을 대하는 스탠스는 바뀐 것은 없고, 결국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 진 개별 기업들이 판단할 몫"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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