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OCI가 지주사 체제 전환으로 이우현 부회장의 지배력이 한층 강화되면서 3세 경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선 인적분할이 대주주의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취지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OCI는 5월 1일부로 존속법인인 OCI홀딩스와 신설법인 OCI로 분리된다. OCI홀딩스는 지주회사로 자회사 성장전략과 투자계획 수립에 집중하는 동시에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에너지솔루션 사업을 맡는다. 신설법인 OCI는 반도체와 배터리 소재 등 화학소재 사업을 담당한다.
OCI는 지난 22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같은 내용의 안건을 가결했다. 이우현 OCI 부회장은 주총에서 "화학은 OCI의 모태 사업이자 국내 최대 사업"이라며 "분할을 통해 전문성을 강화하고 투자를 확대해 반도체·배터리 소재 기업으로의 성장을 추구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OCI는 22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인적분할 내용의 안건을 가결했다 [사진=OCI] |
이 부회장은 동양제철화학 창업주인 고(故) 이회림 회장의 손자로, 부친은 이수영 전 OCI 회장이다. 업계에선 이 부회장이 지주사 전환이 완료될 시점 경에 맞춰 회장으로 승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공정거래법상 지주사가 되려면 자산총액이 5000억원 이상이어야 하고, 자회사 주식가액 합계가 자산총액의 50% 이상이어야 한다. 또 지주사 지위를 유지하려면 상장 자회사의 지분 30% 이상, 비상장 자회사의 지분은 50% 이상을 보유해야 한다.
오는 5월 1일 분할 기준으로 볼 때 OCI홀딩스는 자산총액 요건은 충족할 것으로 예상되나 자회사 주식 보유 요건은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5월 말 신설회사 OCI의 상장 이후 공개매수 방식의 현물출자 유상증자를 진행해 OCI 지분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인적분할이 대주주의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의도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의결권 자문사인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CGCG)는 OCI 인적 분할 계획이 소액주주의 권익을 침해한다고 지적했다. 연구소는 "회사의 분할로 실질적인 변화는 없이 인적분할, 공개매수 등의 과정을 통해 대주주의 지주회사에 대한 지배력이 강화되고 지주회사를 통해 자회사인 OCI에 대한 지배력도 강화된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OCI측은 지난 주총에서 "취득한 자사주는 전량 소각하겠다"며 "소액주주들이 우려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OCI가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약속한 주주환원책이 지켜질지도 관심사다. 이 부회장은 주총에서 "인적분할 이후 지주사가 되는 OCI홀딩스의 잉여현금흐름 30%를 배당에 사용하겠다"며 "지주사가 비경상적 이익이 발생하면 자사주를 취득하고 소각하는데 쓰겠다"고 강조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30% 이상 배당성향 유지할 경우 배당수익률은 6% 이상으로 고배당에 해당된다"며 "지주사의 경우 고순도 폴리실리콘 가격 강세 지속으로 하반기 가격이 떨어지더라도 이익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인적 분할로 기존 회사 주주는 OCI 홀딩스와 OCI의 지분율에 따라 동일하게 분할 신설 법인의 주식을 배분 받는다. 분할 비율은 OCI 홀딩스 69%, OCI 31%다.
a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