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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국빈 방미 앞두고 김성한 사의 표명 왜?…보고누락에 알력설까지

기사등록 : 2023-03-29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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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전비서관·외교비서관·국가안보실장까지 교체
김성한 "논란, 외교·국정 운영 부담 안됐으면"
"문화공연·안보실 불화설·방일 논란 모두 얽혀"

[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내달 26일 국빈 미국 방문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실 외교·안보 라인이 전면 교체됐다.

특히 외교·안보라인의 핵심인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마저 사의를 표명한 것을 두고 미국 방문에 앞서 블랙핑크 공연 요청 보고가 누락돼 경질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김 실장과 김태효 안보실 1차장 간 불화설까지 제기돼 혼란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오후 입장문을 통해 "오늘부로 국가안보실장 직에서 물러나고자 한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1년 전 대통령님으로부터 보직을 제안받았을 때 한미동맹을 복원하고 한일관계를 개선하며 한미일 안보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한 후 다시 학교로 돌아가겠다고 말씀드린 바 있다"며 "이제 그러한 여건이 어느 정도 충족되었다고 생각한다. 향후 예정된 대통령님의 미국 국빈 방문 준비도 잘 진행되고 있어서 새로운 후임자가 오더라도 차질없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로 인한 논란이 더 이상 외교와 국정운영에 부담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며 "앞으로 대학에 복귀한 이후에도 윤석열 정부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2022.11.08 leehs@newspim.com

윤 대통령의 국빈 미국 방문을 앞두고 외교 안보라인이 대거 교체됐다. 최근 의전비서관과 외교비서관이 교체된 것에 이어 김성한 안보실장까지 사의를 표명, 대통령실 외교 안보 라인이 흔들리고 있다.

최근 윤 대통령이 국빈 방미를 앞두고 보고 누락 등의 이유로 김 안보실장을 비롯한 외교안보 참모들에게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정가에서는 김 실장의 '경질설'까지 나왔으나, 대통령실은 전날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김 실장이 하루 만에 사의를 표명한 것이다.

김 실장은 지난 대선 때 윤 대통령의 외교안보 분야 과외 교사로 불렸다. 또 윤 대통령의 대광초 동창으로 50년지기 친구이기도 하다.

김 실장이 사의를 표명한 것에 대한 해석은 분분하다. 최근 국빈 방미를 앞두고 미국 행정부가 국빈 초청 프로그램으로 한국의 걸그룹 블랙핑크와 미국의 레이디 가가의 합동 공연을 제안했으나, 대통령실 외교안보 라인의 대응이 지연되고 보고가 누락돼 합동 공연이 무산 위기에 처했던 것이 결국 경질까지 이어진 것 아니냐는 평가다.

특히 윤 대통령은 미국 행정부의 합동공연 제안을 다른 경로로 뒤늦게 인지한 뒤 안보실을 문책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여기에 안보실 내부 문제도 거론되다. 안보실 넘버 1·2인 김 실장과 김태효 1차장 간 불화설이다. 김 실장과 김 1차장의 외교안보 정책 방향에 대해선 대부분 일치하지만, 업무 추진 스타일이 크게 다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관련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한 유튜브 방송에서 김 실장 교체설과 관련해 "외교안보 라인 권력 투쟁에서 김태효 1차장의 승리"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제4차 수출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3.02.23 taehun02@newspim.com

대통령실 외교안보 라인이 대거 교체된 것과 관련, 지난 16~17일 일본 순방의 여파도 얽힌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배상 해법을 제시한 뒤 일본을 방문해 셔틀외교 재개와 수출규제 해제,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응하는 안보대화 조기 재개 등의 성과를 거뒀지만 야당을 포함해 국민 여론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았다.

윤석열 정부가 지난 6일 강제징용 배상 문제 최종 해법안으로 발표한 '제3자 변제' 안은 국내 기업들이 미쓰비시중공업과 일본제철 등 일본 피고기업 대신에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에 재원을 출연해 피해자들에게 대법원 판결금을 변제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기시다 총리는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직접 사과 없이 일본의 기존 입장을 반복하는 데 그쳤고, 쓰비시와 일본 제철 등 강제동원 피고 기업들은 전혀 움직이지 않고 있어서 '굴종 외교'라는 비판을 받았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김성한 실장을 포함한 대통령실 외교안보 라인의 교체에 대해 "문제가 있는 것 같다"며 "단정할 수는 없지만 불화설도 있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미국 방문을 앞두고 문화공연 일정을 (윤 대통령이) 외교부로부터 보고받았다는 것 아닌가. 그로 인해 의전비서관, 외교비서관이 경질됐다"며 그 연장선인 것 같다. 다 복합된 것 같다"고 관측했다.

이어 "그동안 외교를 둘러싸고 여러 혼선도 많았는데, 그런 것들에 대한 경질성 성격이 있다고 봐야 할 것 같다"며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된다는 인식이 깔려있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특히 최 교수는 내달 미국과 5월 G7 정상회의 참석 등 굵직한 외교 일정을 앞뒀기 때문에 빠른 후임 인선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방미, 방일 일정을 앞두고 안보실장이 교체되면 내부에 혼선이 생긴다"라며 "혼선을 줄이는 후임 인사가 빠른 시일 내에 있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taehun0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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