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국내 4대 금융그룹이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정부와 한국은행보다 낮춰 잡으며 리스크 관리에 들어갔다.
30일 신한·우리·하나·KB금융그룹 등이 전자공시사이트를 통해 공개한 사업보고서와 금융그룹 내 경영연구소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4대 금융지주는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 1.36~1.89%를 전제로 위험관리 요인을 점검하고 있다.
KB금융은 1.4% 성장을 전망했다. KB금융은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와 중국을 상대로 한 수출 부진, 민간소비 둔화 등을 우려했다. KB금융은 높은 금리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부작용 정도와 수출 부진 장기화 여부 등을 주요 변수로 꼽았다.
하나금융과 하나은행 등이 내부 자료로 활용하는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1.5% 성장을 전망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지난해 10월 1.8% 성장을 예상했다. 하지만 수출·투자 부진을 반영해 지난 2월 성장률 전망치를 0.3%포인트 내렸다.
KB·신한·우리·하나 등 4대 금융그룹 사옥. (사진=각사) |
우리금융은 1.7% 성장을 기본 시나리오로로 삼았다. 이를 토대로 최소 1.36% 성장과 최고 1.89% 성장 등 2가지 시나리오를 추가해 위험요인을 점검했다.
신한금융은 연간 성장률 대신 분기별 전망을 제시했다. 성장률 기본 시나리오는 1분기 0.4%, 2분기 0.5%, 3분기 1.2%, 4분기 3.7% 등 '상저하고' 흐름이다.
이보다 낮은 전망은 1분기 -0.4%, 2분기 -0.5%, 3분기 -0.1%, 4분기 2.9%다. 기본 시나리오보다 높은 전망은 1분기 1.6%, 2분기 1.7%, 3분기 2.5%, 4분기 3.9%다.
각 금융그룹이 전망한 성장률 전망은 정부와 한은, 국제기구 등보다 낮은 수준이다. 정부와 한은은 올해 1.6% 성장을 전망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성장률 전망치로 1.8%를 제시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1.6% 성장을 예측했다.
금융그룹이 정부 등보다 성장률 전망을 보수적으로 잡은 배경에는 성장률 0.1%포인트 변동에 따라 익스포저(위험노출액), 연체율, 충당금 등 재무 건전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데 있다. 성장률 전망을 낙관적으로 했다가 예상하지 못한 경제 한파가 다가오면 금융 혼란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에 금융그룹은 경제 여건이 최악인 상황까지 가정해 리스크를 관리한다. 예컨대 신한금융은 3가지 시나리오에 추가로 외환위기 당시 상황인 최악(워스트) 시나리오도 반영했다.
한 금융그룹 관계자는 "리스크관리조직을 구성해 리스크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사항을 수시로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충당금을 선제적으로 반영하는 등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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