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30일 국회는 본회의를 열고 국내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한 이른바 'K칩스법'(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K칩스법에는 반도체 등 국가전략산업에 기업이 설비투자를 할 경우 세액 공제 비율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았다.
최기영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사진=최상수 기자] |
K칩스법 통과를 두고 전세계 반도체 공급망 재편 움직임에 대응하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평가도 있지만, 일각에선 국제정세 속 흔들리는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 문제의 핵심을 보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이와 관련해 최기영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국회 본회의 통과한 'K칩스법', 실효성은?
▲반도체 산업의 문제는 현재 국내 상황이 아닌 국제 정세, 외교 문제다. 미국이 반도체 산업에 세제 혜택을 주고 보조금을 지급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중국에 대한 견제가 필요하고, 미국내 반도체 생산시설 유치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만이나 한국이 중국 옆에 붙어있으니 미국으로선 위기의식이 있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미국에선 보조금을 주고 있지만, 한국이 한국 내에 'K칩스법'을 통해 세액공제 혜택을 준다고 얼마나 효과가 있을 진 미지수다. 미국과 다른 상황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문제의 핵심을 보지 못하고 엉뚱한 것에만 노력하고 있어 답답하다.
-'K칩스법' 통과로 반도체 산업의 국내 투자가 늘어날까?
▲현재 파운드리 공장을 국내에 다섯 개 더 짓는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런데 시스템 반도체의 문제는 수요가 없는 것이다. 팹리스와 파운드리의 관계에 있어 팹리스가 설계를 잘 해줘야 파운드리가 생산을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 파운드리가 잘 안 되는 것은 다 대만으로 수요가 몰리기 때문이다. 이것이 파운드리 공장만 짓는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팹리스를 하는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을 키워야 하는 상황이다. 물론 삼성 입장에선 3나노, 2나노로 발전해 나가는 것이 중요해 국내에 파운드리 첨단 공장 건설을 지원할 필요는 있다. 이것을 미국에서 하면 우리나라 안보가 위험해 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이외에 대기업만 퍼주기 식으로 미국이 한다고 우리도 세액공제를 해 주는 것은 문제가 있다.
-외교적으론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대만은 '실리콘 쉴드(방패)'라는 말을 쓴다. 대만의 TSMC는 전 세계 시스템 반도체 생산을 주도하고 있다. 삼성에 파운드리가 있다고는 하지만 대부분 삼성 제품에 들어간다. 미국 입장에선 TSMC 역할이 중요한데, 만약 중국이 대만을 침공한다면 미국은 가만있지 않을 것이다. TSMC가 중국에 넘어가는 꼴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만은 '실리콘 쉴드'를 가지고 방패막을 하겠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섬성과 대만의 TSMC가 경쟁관계이지만, 안보 관련해선 서로 같은 문제를 안고 있다. 만약 대만과 공조해 미국에 대응하면 힘이 있다. 또 네덜란드 ASML도 처음에는 미국에 반발하다 돌아섰는데 만약 대만과 한국, 네덜란드가 함께 공조하면 훨씬 힘이 있을 것이다. K칩스법만 할 게 아니라 국제 정세를 보고 같이 가야 효과가 있다.
-반도체 산업에 있어 일본과 공조도 가능할까?
▲일본과 공조한다고 하면서 일본의 소부장 업체를 국내에 유치한다고 한다. 하지만 일본이 수출규제로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을 위협하는 동안 우리나라 반도체 소부장업체들은 기술을 개발하고 공급망을 다변화 해 많이 컸다. 일본 소부장 업체를 유치하기 위해 여러 지원을 해 주면 크고 있는 우리나라 반도체 소부장 업체들은 망가지게 된다. 오히려 우리나라 소부장 업체의 자립을 위해 지원을 더 해야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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