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노연경 기자 = 아모레퍼시픽의 화장품 브랜드 가맹점 수가 펜데믹 기간을 거치며 1000개 밑으로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19 확산 초기 가맹점 수가 급격히 줄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이 직접 나서 상생 방안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지만, 화장품 유통환경의 변화로 가맹점 수가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30일 아모레퍼시픽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아리따움·이니스프리·에뛰드의 가맹점 수는 각각 520여개, 320여개, 60여개로 총합이 900여 개 수준이다. 3개 브랜드 가맹점 수가 1000개 밑으로 떨어진 시점은 작년 3분기부터다.
에뛰드하우스 매장.[사진=아모레퍼시픽그룹] |
2019년까지 아리따움(1186개), 이니스프리(750개), 에뛰드(321개)의 가맹점 수 합은 2257개였다. 이후 2020년 1451개로 줄었고, 2021년에는 1137개로 줄었다.
코로나19 영향이 있던 3년 동안 가맹점 수가 1400여개나 줄어들며 2019년 대비 절반 이상이 사라진 것이다. 화장품 로드숍 인기가 절정이던 2010년대 초반에는 아리따움 단일 브랜드 하나만 매장 수가 1200개를 넘었다.
이처럼 가맹점이 급격히 줄어드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아모레퍼시픽은 상생 방안을 마련했지만,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아모레퍼시픽은 2019년부터 직영 온라인몰의 수익을 가맹점과 나누고 있다. 온라인몰 이용자가 회원가입 시 단골매장을 선택하면 해당 가맹점으로 온라인 수익이 배분되는 식이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 초기 오프라인 매장에서 화장품을 구매하는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고, 아모레퍼시픽 직영몰 외 다른 온라인 채널의 판매가 늘자 가맹점주들의 불만이 높아졌다.
이에 2020년 10월 열린 국정감사에서 서경배 회장은 직영몰 수익 배분에서 가맹점 비중을 더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그럼에도 급변한 화장품 유통환경의 변화는 거스를 수 없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전체 도소매업종 중 화장품업종은 가장 많이 문을 닫고, 가장 적게 개점했다.
2022년 가맹사업 현황 통계 기준 화장품업종의 개점률은 1.0%로 주요 도소매업종 중 가장 낮았고, 폐점률은 28.1%로 가장 높았다.
아모레퍼시픽그룹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국감 이후 적자전환에도 불구하고 가맹점주에게 돌아가는 수익 배분 몫을 늘렸다"며 "가맹점과 함께 성장하며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아모레퍼시픽의 가맹점 수가 주춤하는 동안 이니스프리를 제외하고 아모레퍼시픽 화장품 가맹점에서 취급하는 대부분의 브랜드가 입점해 있는 올리브영의 매장 수는 코로나19 기간 동안 오히려 늘었다.
올리브영 매장 수는 2019년 1198개에서 ▲2020년 1259개 ▲2021년 1265개 ▲2022년 1298개로 소폭이지만 꾸준히 증가했다.
아모레퍼시픽의 화장품 브랜드 가맹점 수가 올리브영에 뒤지기 시작하면서 오프라인 화장품 시장에서 올리브영의 영향력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yk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