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용성 기자 = 중국의 한 팹리스(반도체설계업체)가 7나노 수준의 자동차용 반도체(SoC)를 제작해 중국 자동차업체에 공급을 시작했다. 중국 업체로는 최초로 7나노 차량용 반도체를 공급하는 사례다.
중국 지리(吉利)자동차와 영국 ARM의 합작사인 신칭과기(芯擎科技, Siengine)가 30일 본사가 위치해 있는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칩 양산 발표회를 개최했다고 중국경제망이 31일 전했다.
양산된 칩의 명칭은 '룽잉이하오(龍鷹一号)'로 영문명은 'SE1000'이다. 이 제품은 콕핏(운전석) 제어칩으로, 자동주차, 운전자 모니터링 등 첨단주행보조 기능도 지원할 수 있다. SE1000은 83mm²의 사이즈에 88억개의 트랜지스터를 탑재했으며, 87층이 적층됐다.
회사측은 "이 제품은 고성능에 전력 소모가 적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스마트 콕핏의 전 기능을 지원할 수 있다"면서 "ISO9001 품질인증과 ISO26262 ASIL-D 등급의 성능안정 인증도 취득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이미 SE1000은 중국 자동차업체에 공급되고 있으며, 올해에만 수십만개의 제품이 고객사에 공급될 것이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또한 회사측은 "이 칩을 탑재한 자동차 모델이 올해 중반부터 순차적으로 출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칩은 대만 TSMC에서 위탁생산되고 있다. 화웨이(華爲)의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이나 파이티움 등 미국 상무부의 블랙리스트에 등재된 중국의 팹리스는 TSMC에 위탁생산을 맡기지 못하지만, 신칭과기는 블랙리스트에 등재된 기업이 아니다.
신칭과기의 왕카이(汪凯) CEO는 발표회에서 "3년만에 개발과 테스트, 인증의 전과정은 물론, 양산과 공급까지 완성됐다"면서 "현재 회사측은 차세대 스마트 콕핏 칩과 자율주행 칩, 차량용 CPU를 개발 중"이라고 소개했다.
신칭과기는 스마트카 솔루션업체인 이카엑스(亿咖通科技, ECARX)가 ARM차이나와 공동으로 2018년에 설립한 업체다. 이카엑스는 지리자동차 리수푸(李書福) 회장과 지리차연구원 선쯔위(沈子瑜) 부원장이 지난 2017년 공동 출자해 설립한 차량용 스마트솔루션 업체다.
리수푸 지리자동차 회장은 이날 발표회에서 영상축사를 통해 "자동차용 칩은 스마트카를 제조하는 핵심 부품"이라며 "SE1000는 중국의 산업체인과 공급망 안정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칭과기는 지난해 7월 A라운드 투자유치에서 100억위안을 투자 받은데 이어, 12월 A+라운드 투자유치에서 5억위안의 자금을 모집했다. A+라운드에서 기업가치 70억위안을 산정받았으며, 유니콘 대열에 합류했다.
신칭커지의 양산 발표회 모습[사진=바이두 캡처] |
ys174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