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팬데믹을 겪으며 전 세계인의 일상에도 급격한 변화가 진행 중이다. 그런 가운데 대한민국의 행복지수가 'OECD 하위 1%권'이라는 유엔 진단서가 날아들었다. 국민 행복감은 코로나19와 경기 침체 등을 거치며 최근 3년 내리 악화됐다. 코로나앤데믹 전환을 앞둔 현재 '불행'은 우리가 당면한 사회적 위험이고 '행복'은 미래 사회 핵심 어젠다 중 하나이다. 대한민국 행복의 걸림돌은 무엇이고, 어떻게 하면 국민이 행복해 질 수 있을지 뉴스핌이 짚어본다.
[서울=뉴스핌] 이정윤 기자 = 올해 한국은 세계 경제 회복세에 올라타지 못하고 홀로 뒷걸음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 17일 '중간 경제전망'에서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8%에서 1.6%로 낮췄다. 반면 세계 성장률 전망치는 2.2%에서 2.6%로 높였다.
다른 해외 기관들도 한국 경제가 1%대의 저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IMF도 1월 말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0%에서 1.7%로 내렸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지난해 9월 2.3% 전망에서 12월에 1.5%로 하향 조정했고, 같은 기간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도 1.9%에서 1.2% 성장에 그칠 것으로 봤다.
[대한민국행복진단서] 글싣는 순서
1. '코로나 3년' 불행 커졌다
2. '취준생·고독사' 5명 중 1명 사회적 고립
3. '만족' '행복' 비수도권 높아...환경이 좌우
4. 교육 자율성 부재…MZ 관통한 '불공정' 이슈
5. 급변하는 인구구조, 경제 성장 '마이너스' 경고
6. "韓정치, 국민 행복 발목잡는 주범"
7. 김현곤 국회미래연구원장 "기회보장, 낙오자 줄여야"
[서울=뉴스핌] 이정윤 기자= 2023.03.31 jyoon@newspim.com |
줄어드는 출산율, 늘어나는 노인인구 등 현재 한국 사회의 인구구조만 봐도 멀지 않은 미래엔 성장동력이 더욱 떨어질 것이란 불안감이 팽배하다. 실제로 인구구조 변화로 우리 경제 성장률이 둔화를 거듭한 끝에 2050년에는 심하면 마이너스 수준까지 추락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30일 '장기경제성장률과 전망과 시사점'을 주제로 콘퍼런스를 열고 우리 경제가 2000년대 후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노동공급 증가세는 비교적 일정하게 유지됐지만, 총요소생산성(노동 생산성과 근로자의 업무능력, 자본투자금액, 기술도 등을 복합적 반영한 생산 효율성 수치)의 연평균 증가율은 2000년대 1.9%에서 2010년대 0.7%로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생산성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경제가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KDI는 이같은 상황에서 우리 경제가 2020년대 이후 인구감소와 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를 겪으면서 성장세가 점차 둔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2050년에는 경제성장률이 0.5% 수준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서울=뉴스핌] 이정윤 기자= 2023.03.31 jyoon@newspim.com |
고령화 등으로 생산연령인구 감소가 전망된다는 점도 부정적인 요소다. 전체 인구 중 생산연령인구 비중은 2020년 72.1%에서 2050년 51.1%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세계가 인구구조 변화를 겪고 있지만 한국은 유독 심각하다. UN은 65세 이상을 '노인'으로 규정하는데, 노인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7% 이상이면 고령화사회, 14% 이상이면 고령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사회로 분류한다. 대한민국은 현재 고령사회다.
실제 한국의 고령인구 증가 속도는 매년 빨라지고 있다. 2018년 0.6%포인트(p) 증가한 고령 인구 비중은 2019년 0.7%p, 2020년 0.9%p 등으로 증가폭이 커졌다.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되면 향후 3~4년 내 고령 인구 비중이 20%를 넘겨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관측된다. OECD 보고서에 따르면 2045년에는 일본을 넘어 세계 1위의 고령 국가가 될 전망이다.
'노인'은 늘어나는 반면 미래를 이끌어 갈 '아이'는 점점 보이지 않는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78명으로 전년보다 0.03명 감소해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가임기 여성 1명이 평생 0.78명을 낳을 것으로 예측한다는 뜻이다.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최하위다. 합계출산율이 '1'에 미치지 못하는 곳은 우리나라뿐일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인구감소 추세는 앞으로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결혼에 대한 인식과 자녀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뉴스핌] 이정윤 기자= 2023.03.31 jyoon@newspim.com |
출산을 계획하는 부부들은 육아휴직 사용 확대와 경력단절에 대한 부담 완화 등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사회적인 여건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가장 먼저 확대해야 하는 출산 정책으로 '경력단절 부담 완화'를 꼽은 응답자 비율이 2015년 4.3%에서 2019년 10.3%로 늘었다.
전문가는 우리 경제의 생산성을 개선할 수 있도록 경제 구조개혁을 적극 추진해 인구구조 변화의 악영향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기업의 활발한 진입·퇴출을 위한 제도 개혁을 통해 우리 경제의 역동성을 강화하고 생산성을 향상하는 정책적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며 "경제활동 참가가 저조한 여성과 급증하는 고령층이 노동시장에 활발히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고, 외국 인력을 적극 수용해 노동공급 축소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인구감소 시대에 인공지능(AI)가 급속하게 발전하고 있는 점은 불안이 가득한 미래에 한줄기 빛이다. 최근 인공지능 회사인 '오픈 AI'가 공개한 'Chat(챗)GPT'가 출시되지 얼마 되지 않아 엄청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 그 예다.
AI 전문가인 리처드 드비어 울티마 사회공학부장은 "5년 안에 챗GPT가 전체 노동인구의 20%를 대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시를 쓰거나 대본을 작성하고 필기시험을 보기도 하며, 심지어 법정에서 인간을 변호할 준비까지 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미 마트 계산원 대신 키오스크가 대신하고 있는 일상은 우리에게 익숙하다. 단순히 AI가 인간이 하는 일을 돕는 것이 아닌 '완전히 대체한다'는 것에 대한 기대감과 불안감이 공존한다. AI가 한 사람 혹은 여러 사람의 일을 완전히 대체한다면 월급이 줄거나 실직자가 늘어날 수도 있어서다.
한요셉 KDI 산업·시장정책연구부 연구위원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는 직군은 고용 또는 임금 증가가 나타났지만 디지털 기술로 대체될 수 있는 직군은 고용 또는 임금의 감소가 뚜렷하게 나타났다"며 "자발적 이직자까지 포괄하는 사회안전망 확대와 함께 중장년 재직자 대상 직무능력개발 및 직무전환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jyo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