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김명은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신고를 받고 심사에 착수하고도 이를 15일내 신고인에게 알려주지 않은 사건이 전체의 2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기 종결된 경우를 제외하고 3개월 내 사건 진행상황을 신고인에게 통보해야 하지만 이를 지키지 않은 사건도 17%에 이른다.
피조사인·피심인 방어권과 절차적 권리 보강에 나선 공정위가 사건처리 과정을 궁금해하는 신고인에 대한 보고 의무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정위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해 심사에 착수하기로 보고된 신고사건 1028건 중 257건을 15일 기한 내 통지하지 않았고, 162건에 대해선 3개월 기한 내 진행상황을 알리지 않았다.
전체 사건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각각 25%, 17%다. 기한 내 진행사항 미통지 비율은 심사 착수 후 3개월이 지나기 전 조기 종결된 사건 89건을 제외한 것을 기준으로 했다.
공정위는 '공정위 회의 운영 및 사건절차 등에 관한 규칙'에 따라 신고인에게 사건심사 착수 보고 후 15일 이내에 착수 사실을, 3개월 이내에 진행상황을 각각 서면과 문자메시지 등으로 알려야 한다.
미통지 사유를 보면 심사 착수 미통지와 진행상황 미통지 모두 단순 통지 누락이 각각 124건과 84건으로 가장 많았다. 공정위는 관련 규정 미숙지, 다수 사건 동시 관리로 인한 실수, 유선 통화 등 사건처리 과정에서 구두 안내 등을 단순 통지 누락의 이유로 들었다.
그 외에 사건이 조기 종결돼 심사 착수 사실을 알리지 않은 사건이 89건이었는데, 이 경우 진행상황 통지를 따로 할 필요가 없어 관련 통계에서는 빠졌다. 이밖에도 '자료 조작 등이 우려되는 경우'(32건, 58건), '통지 기한 이후 통지'(7건, 16건), '기타 신고인 확인 불가 등'(5건, 4건)이 미통지 사유에 포함됐다.
공정위는 최근 법집행시스템 개선의 일환으로 피조사인·피심인의 방어권과 절차적 권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피조사인에게 조사와 관련 없는 자료의 반환·폐기 요청권과 예비의견청취 절차를 부여하고, 과징금액이 크거나 피심인이 여럿인 사건에 대해서는 심의를 두 차례 이상 하도록 했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이 2일 화물연대 현장조사 방해행위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공정거래위원회] 2022.12.05 dream78@newspim.com |
공정위가 피조사인·피심인 권리를 강화하는 만큼 신고인에 대한 사건 안내도 신속하고 투명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래야 '깜깜이 조사'라는 비판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는 최근 자체 감사에서 신고사건 통지의무 이행이 미흡하다는 점이 지적돼 지난달 뒤늦게 제도 개선에 나섰다. 사건 담당자에게 신고인 통지 기한 만료일을 사전에 안내해 담당자가 기한을 준수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강병원 의원은 "매해 1000건 이상의 불공정거래행위들이 신고를 통해 시정되고 있다"며 "신고인의 신고가 사건처리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진행상황 통보 등을 통해 신고인의 알권리를 보다 두텁게 보장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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