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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영제 의원 영장 '기각'…노웅래·이재명 지킨 '민주당' 비판 커져

기사등록 : 2023-04-04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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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 "범행 대부분 자백…檢, 혐의 입증 증거 상당 부분 수집·확보"
野노웅래·이재명 부결 이후 與하영제 가결
조정훈 의원 "방탄조끼에 발등 찍힌 꼴"…법조계도 연이은 비판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부정한 청탁을 들어주고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하영제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검찰의 신병확보는 무위로 돌아갔지만 하 의원이 범행 대부분을 자백하면서 혐의 입증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 의원이 결과적으로 법원의 판단을 받게 되면서, 그동안 '야당 탄압' 내지는 '정치적 수사'를 한다며 노웅래 의원과 이재명 대표 등 자당 의원들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연달아 부결시킨 더불어민주당의 '방탄' 논란이 재점화되는 모양새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창원지법 신동호 영장전담판사는 전날 하 의원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고 "증거 인멸 및 도주 우려가 없다"며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하영제 국민의힘 의원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4회 국회(임시회) 제02차 본회의에서 자신의 체포 동의안에 대한 투표를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2023.03.30 leehs@newspim.com

하 의원은 지난해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남도의회 도의원 선거 예비후보자 공천을 도와주는 대가로 예비후보자 측으로부터 7000만원을 수수하고, 자치단체장과 보좌관 등으로부터 지역 사무소 운영 경비 등 명목으로 575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신 부장판사는 "죄질이 매우 중하다"면서도 "하 의원이 그동안 범행을 부인하다가 법원에 출석해서는 대부분의 범행을 자백하고 있고, 검사가 혐의 입증에 필요한 증거를 상당 부분 수집·확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이번 기각은 하 의원의 방어권 보장 차원인 것으로 해석된다.

정권 교체 후 검찰의 주요 수사는 전 정부 인사와 야당에 쏠린 것이 사실이었다. 사법 정국 신호탄을 날린 '블랙리스트 사건'부터 '서해 피격 공무원 월북몰이 사건'과 '탈북어민 강제북송 사건' 등 북한 관련 사건, 그리고 이 대표의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사건'과 노 의원의 '6000만원 뇌물 수수 사건'이 대표적인 것들이다.

한 법조계 인사는 "정권 교체 후 큼직한 수사가 연달아 진행되다 보니 야권에선 정치 보복이라고 볼 여지가 있어 보인다"면서도 "다만 새 정권 초기 고위공직자의 비위 수사는 전 정부 인사에 쏠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검찰은 본인들의 수사가 야권 인사들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듯 하 의원에 대한 영장을 청구했고,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은 불체포특권을 포기하며 이에 호응했다.

노 의원과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가결 필요성을 호소했던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하 의원 때도 마찬가지로 직접 국회에 출석해 그의 구속 필요성을 주장했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기자 = 지난 대선 과정에서 허위 발언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하는 성남도시개발공사 전 기획본부장 유동규 씨와 법정 대면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31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으로 출석하고 있다. 이 대표는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2021년 12월 22일 방송 인터뷰 등에서 고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에 대해 "시장 재직 때는 알지 못했다"고 말해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23.03.31 hwang@newspim.com

검찰은 그동안 법원으로부터 이 대표의 측근들을 비롯한 사건 관계인들 대부분의 구속영장을 발부받으면서 수사 정당성을 확보해왔다. 이는 이 대표 관련 사건뿐만 아니라 서해 피격 사건 등 북한 관련 수사 등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여기에 더해 일각에선 검찰이 이번 하 의원에 영장을 청구하고 그가 최종적으로 자백까지 하면서, 야권 인사들에 대한 정치적 수사 정당성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게다가 하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가결한 국민의힘과 비교해 노 의원과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연달아 부결시킨 민주당을 향한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부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범행을 자백한 하 의원에 대한 영장 청구가 기각된 것만 봐도, 법원의 영장 심사가 매우 까다롭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검찰의 수사를 못 믿겠다면 사법부의 판단을 받으면 될 일인데, 사법부도 못 믿겠다는 건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도 "불체포특권은 필요성을 떠나 정치적 의도에 따라 방탄용으로 이용될 수 있어 비판적인 시선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가결로 이 대표 등을 지킨 행동이 민주당의 행동이 자충수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특히 요즘 시민단체 고발도 과거보다 많아져 수사가 시작되는 경우도 많은데, 정치적으로 무조건 반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도 전날 하 의원에 대한 영장 청구가 기각된 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불체포특권 뒤에 숨지 말고 떳떳이 영장 심사 받으라고 그렇게 조언했건만, 결국 그렇게 믿던 방탄조끼에 발등 찍힌 꼴이 됐다"는 입장을 내놨다. 

hyun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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