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노연경 기자 = 온라인 장보기 서비스 마켓컬리를 운영하는 컬리의 매출총이익(매출에서 원가를 뺀 금액)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증시 상황을 고려해 상장을 연기했던 컬리는 개선된 영업지표를 기반으로 추가 투자를 유치해 흑자 경영에 다가선다는 계획이다. 직매입 기반에다 물류센터를 직접 운영하고 있는 컬리가 쿠팡처럼 흑자에 가까워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울=뉴스핌]노연경 기자= 2023.04.11 yknoh@newspim.com |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컬리의 작년 매출총이익은 5616억원으로 전년(2936억원) 대비 2배 가까이 늘어났다. 2020년 1693억원과 비교하면 3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매출총이익은 매출에서 원가를 빼고 남은 금액을 말한다. 원가를 빼고도 남는 금액이 많아지면 이익을 낼 확률도 높아지기 때문에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로 분류된다.
매출이 늘어나는 속도보다 매출총이익이 더 빠르게 늘며 컬리의 매출총이익률도 증가했다. 매출총이익률은 매출에서 매출총이익이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컬리의 최근 3년 매출총이익률은 ▲2020년 17.8% ▲2021년 18.8% ▲2022년 27.6%로 작년 들어 처음으로 20%대에 진입했다.
영업적자는 여전히 천억 단위지만, 증가 폭이 둔화됐다. 컬리의 작년 영업적자는 2335억원으로 전년(2177억원) 대비 7.3% 늘었다. 2021년에는 전년(1163억원) 대비 87.2% 늘어났던 점을 감안하면 증가 폭이 크게 줄었다.
컬리는 작년 처음으로 매출 2조원을 넘겼다. 전년(1조5614억원)에 비해 30.5% 증가한 수치로 작년 온라인쇼핑업계 평균 거래액 증가율(10.4%)을 웃돈다. 회원 수 증가, 1인당 구매단가 증가 등이 영향을 매출 증가를 이끌었다.
컬리는 온라인 장보기 업계에서 쿠팡과 가장 유사한 사업모델을 가지고 있다. 판매 상품을 모두 직접 매입하는 데다 천문학적인 돈이 드는 물류센터를 직접 운영하며, 인건비 부담이 높은 새벽배송을 제공해서다.
이 때문에 컬리도 쿠팡과 마찬가지로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심을 줄곧 받아왔지만, 최근 쿠팡이 이 같은 의심을 지우면서 흑자에 가까워졌다. 물류센터 규모를 2년 만에 2배 가까이 늘리며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 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컬리가 지난 1일부터 경남 창원에서 물류센터 가동을 시작했다.[사진=컬리] |
컬리도 올해 물류센터를 두 곳에 추가하며 '컬세권(컬리+역세권)' 확대에 나선다. 컬리는 지난 1일부터 경남 창원 물류센터 가동에 들어갔다. 첫 수도권 밖 물류센터다. 다음 달에는 기존 최대 규모였던 김포물류센터 면적의 약 2배에 이르는 평택물류센터를 가동한다.
작년 말 기준 컬리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956억원으로 상장 없이도 올해까지 버틸 체력은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컬리의 기존 투자자인 앵커에쿼티파트너스(앵커PE)로 부터 이르면 이달 안에 1000억원가량의 자금 수혈을 받을 예정이다.
상장 재추진 계획에 대해선 아직 말을 아끼고 있다. 컬리 관계자는 "증시 상황을 지켜보다 적절한 때에 다시 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투자 유치도 논의 중이지만, 아직은 확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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