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최근 '50억 클럽 의혹' 관련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검찰이 곽상도 전 의원에 대해서도 강제수사에 나섰다. 곽 전 의원의 1심 뇌물 무죄 판단 이후 물밑에서 보강수사를 벌여온 검찰이 본격적인 재수사에 돌입한 모습이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강백신 부장검사)는 11일 오전 호반건설과 부국증권, 관계자 사무실 등 10여 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이번 압수수색은 곽 전 의원과 그의 아들 병채 씨의 범죄수익은닉의규제및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 등 혐의 관련으로, 특히 검찰은 병채 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뇌물) 혐의 피의자로 추가 입건하기도 했다. 병채 씨가 퇴직금 등 명목으로 받은 50억원(세후 약 25억원)을 실질적인 뇌물로 판단한 것이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기자 = 대장동 개발사업을 돕고 아들을 통해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 관련 1심 선고공판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3.02.08 hwang@newspim.com |
◆ 곽 전 의원, '성남의뜰' 컨소시엄서 하나은행 이탈 막아
그동안 검찰은 대장동 사건의 본류인 '배임' 사건과 관련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재판에 넘긴 뒤 대장동 수익 자금 추적에 속도를 내는 등 50억 클럽 의혹 수사에 집중해왔다.
지난달 30~31일 두 차례에 걸쳐 50억 클럽 중 한 명으로 지목된 박영수 전 특별검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한 검찰은 '부실 수사' 논란을 빚은 곽 전 의원 사건에 대해서도 보강수사를 벌여왔다.
곽 전 의원은 대장동 개발사업 당시 컨소시엄 구성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2015년 대장동 개발사업 공모에는 성남의뜰 컨소시엄, 산업은행 컨소시엄, 메리츠증권 컨소시엄 등 세 곳이 응모했다. 성남의뜰 컨소시엄에는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와 하나은행이, 산업은행 컨소시엄엔 호반건설이 참여했다.
하지만 공모 과정에서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이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에게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할 것을 제안하면서 성남의뜰 컨소시엄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고, 이에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곽 전 의원에게 영향력을 행사해 하나은행의 이탈을 막아달라고 부탁했다는 것이 골자다.
결국 하나은행은 성남의뜰 컨소시엄에 잔류했고, 이후 공모를 거쳐 성남의뜰 컨소시엄이 대장동 민간사업자로 선정됐다.
이같은 내용은 곽 전 의원의 1심 재판 진행 과정에서도 언급됐다.
대장동 일당 중 한 명인 남욱 변호사는 지난해 곽 전 의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김만배 씨가 '김 회장이 하나은행 회장한테 제안해 (우리) 컨소시엄이 깨질 뻔했는데 상도 형(곽 전 의원)이 하나은행 회장한테 전화해 막아줘서 우리가 선정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검찰은 곽 전 의원이 이같은 도움을 주고, 그 대가로 병채 씨를 통해 퇴직금·성과급 등 명목으로 50억원(세후 약 25억원)의 뇌물을 받았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도 남 변호사는 김만배 씨로부터 '곽 전 의원이 나에게 50억원을 지급하라고 요구한다'는 말을 들었다고도 주장했다.
검찰은 압수물을 분석한 뒤 산업은행 컨소시엄 관련자들을 소환해 컨소시엄 구성 배경 등을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에는 곽 전 의원 부자에 대한 소환조사도 진행될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외신기자클럽 초청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3.04.11 photo@newspim.com |
◆ '백현동 의혹' 수사도 본격화…이재명 소환 불가피 관측도
아울러 검찰은 이 대표의 '백현동 개발 비리 의혹' 수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는 전날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알선수재) 혐의를 받는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와 그의 측근인 다른 김모 씨도 소환해 조사했다.
김씨는 2020년 9월 백현동 개발사업 인허가 등을 알선해준 대가로 아시아디벨로퍼 대표 정모 씨로부터 70억원을 수수하기로 하고, 그중 35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 대표의 측근으로 당시 성남시에서 '로비스트'로 활동한 김 전 대표가 김씨와 공모했다고 보고 있다.
이 대표가 성남시장으로 있던 시절 성남시는 한국식품연구원의 토지용도변경 신청을 세 차례 거부했다. 하지만 김 전 대표가 2015년 1월 아시아디벨로퍼에 영입된 이후 성남시는 같은 해 4월 해당 부지의 용도 변경을 결정했다.
특히 해당 부지가 자연녹지지역에서 주거지역으로 4단계 상향되면서 아시아디벨로퍼가 3000억원이 넘는 이익을 남겼고, 용도변경이 있기 전인 2014년 4월부터 2015년 3월까지 김 전 대표가 이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115차례 통화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로비 의혹이 불거졌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검찰이 김 전 대표 등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아울러 성남시장으로서 인허가 결재권자였던 이 대표와 그의 측근인 정 전 실장에 대한 조사 또한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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