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방보경 기자 =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가 올해 상반기 임상 중간 결과를 발표한다. 경쟁자인 아스트라제네카(AZ)의 '타그리소'가 국내 시장에서 고지를 점한 상태지만, 렉라자는 미충족 시장을 노리겠다는 목표다.
12일 금융업계와 제약업계에 따르면 얀센은 오는 6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마리포사(MARIPOSA)-1' 임상 중간 분석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마리포사'는 비소세포폐암 치료제인 '렉라자' 임상 시험이다. 유한양행이 렉라자를 지난 2018년 얀센에 기술수출한 이후 얀센에서 연구를 이어오고 있다.
[사진=유한양행] |
'마리포사-1'은 아스트라제네카의 비소세포폐암 항암제 '타그리소'와 직접 효능을 비교하는 임상이다. 타그리소는 3세대 폐암 치료제의 대표격으로 불리며, 지난해 기준 국내에서는 약 844억원 가량의 매출을 냈다. 렉라자가 임상을 통해 블록버스터 의약품의 아성에 도전하는 셈이다.
또다른 임상인 '마리포사-2' 역시 타그리소를 뛰어넘을 만한 결과값을 목표로 진행되고 있다. 타그리소에 내성을 가진 환자 600명에게 투약하는 임상이다. 즉 연구에서 유의미한 결과값이 나올 경우 타그리소 치료에서 효과를 보지 못하는 환자들이 렉라자로 유입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음달 1차 연구가 종료되며, 올해 중순 이후에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핵심은 렉라자가 미충족 수요를 잡을지다. 현재 국내의 폐암 3세대 치료제 시장은 타그리소가 선점해 후발 주자인 렉라자가 시장에 들어가기에는 장애물이 많다. 다만 렉라자는 환자들이 치료할 수 있는 옵션을 넓히는 식으로 경쟁력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렉라자는 얀센의 또다른 비소세포폐암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와 병용해서 임상을 진행하고 있는데, 두 약물을 같이 사용할 경우 보완 효과가 있어 더 넓은 범위의 표적 치료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마리포사' 임상 결과는 렉라자가 1차 치료제로 허가받는 데도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유한양행은 렉라자를 1차 치료제로 확대하고자 지난달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변경 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식약처에서는 렉라자가 글로벌 항암제인 '타그리소'와 비교했을 때 더 큰 효과를 나타낼 경우 허가를 긍정적으로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렉라자가 1차 치료제로 허가받을 경우 더 큰 시장으로 진출하게 된다. 암환자를 치료할 때는 우선적으로 1차 치료제를 사용하고, 내성 등의 이유로 듣지 않았을 시 2차 치료제를 쓰게 되기 때문이다. 렉라자는 지난 2021년부터 2차 폐암 치료제로 처방받고 있으며, 1차 폐암 치료제에는 아스트라제네카의 '이레사'와 로슈의 '타세바', 베링거인겔하임의 '지오트립'과 화이자의 '비짐프로' 등이 있다. 타그리소 역시 1차 치료 급여 확대 과정을 밟고 있다. 시장에서는 빠르면 오는 7월쯤 급여가 최종적으로 등재될 거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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