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국토교통부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공항공사에 대한 감사에 착수하면서 윤형중 사장에 대한 표적감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탄 발견 등 공항 보안 실패가 다수 발견됐다는 게 감사의 표면적인 이유지만 이전 정부에서 임명된 공공기관장 대신 입맛에 맞는 인물을 중심으로 조직을 재편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는 것이다. 더욱이 윤형중 한국공항공사 사장은 문재인 정부의 핵심 여권 인사로 분류되고 있어 국토부 산하 공기업 중 전 정부 인사로 꼽히는 나희승 전 코레일 사장이나 김진숙 전 한국도로공사 사장보다 교체 해야할 이유가 더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토부 산하 공공기관장의 상당수가 감사 등이 시작된 후 사임 의사를 밝힌 만큼 이전 정부에서 임명된 인사들도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서울=뉴스핌] 김민지 기자 = 윤형중 한국공항공사 사장이 29일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제선 청사에서 열린 김포-하네다 노선 운항 재개 기념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2022.06.29 kimkim@newspim.com |
◆ "보안이슈 종종 발생" vs "보안검색대 미작동 등 문제"
13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18일까지 한국공항공사에 대한 현장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10일 필리핀 마닐라행 대한항공 여객기 안에서 실탄 2발이 발견된 사건을 계기로 인천 및 한국공항공사의 보안문제가 불거지자 감사에 착수한 것이다. 이번 공항공사 감사에 대해 국토부는 한국공항공사가 관리하는 공항에서 실탄 등 위험물질이 통과한 사례가 인천공항보다 많고 인천공항의 경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했다는 설명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보안 관련 문제가 인천공항공사보다 한국공항공사에서 더 많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돼 중점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감사가 윤형중 사장을 퇴진시키기 위한 수순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업계 일각에서는 공항에서 종종 발생하는 보안 이슈를 부각시키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작년 2월 취임한 윤 사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국가정보원 1차장을 지냈고 문 전 대통령의 통일외교안보특보를 지낸 문정인 전 세종연구소 이사장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다.
반면 공항보안에 구멍이 생긴 것에 대한 비판도 만만치 않다. 공항공사는 작년 7월 군산공항에서 보안검색대가 꺼진 상태로 통과한 승객 29명이 항공기에 탑승하는 사고가 발생해 국토부는 담당자 등을 항공보안법 위반 혐의로 수사 의뢰하고 공사에 과태료를 부과하기도 했다.
지난달 대한항공 여객기 내 실탄 발견 역시 공항 보안검색 문제로 파악됐다. 실탄이 보안검색대를 문제 없이 통과한 데 대해 검색대 영상을 확인한 결과 실탄으로 추정되는 물건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 도로공사 등 감사로 줄줄이 사퇴, 윤 사장으로 이어질까…남은 기관장도 긴장
이전 정부에서 임명된 국토부 산하 공공기관장의 상당수가 감사 등을 계기로 물러나면서 윤 사장에 대한 압박이 커지고 있다. 김진숙 한국도로공사 사장, 권형택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사장, 나희승 한국철도공사 사장이 국토부 감사를 계기로 자리를 떠났다. 여객기 실탄 발견 보고에서 배제된 김경욱 인천공항 사장은 "인사권자의 신뢰를 잃었다"며 사임 의사를 전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 역시 기관장 교체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 4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기관이 정부와 함께 가야 내부 기득권이나 자기 밥그릇 챙기기를 극복하고 변화할 수 있다"며 "(이전 정부에서 임명된 공공기관장들은)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감사를 계기로 윤 사장이 거취를 결정할 경우 이전 정부에서 임명된 나머지 기관장들의 불안감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문 정부에서 임명된 국토부 산하기관장은 김한영 국가철도공단 이사장, 손태락 한국부동산원 원장, 김정렬 한국국토정보공사(LX) 사장 등이 남아 있다. 다만 관료출신인 이들은 상대적으로 정치색은 드러나지 않은 인물들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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