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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하늘의 주유소' 공군 공중급유기, 작전반경 확대로 '공중전력 극대화'

기사등록 : 2023-04-13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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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 KC-330
F-15K·KF-16 '초고난도' 급유작전
530㎞ 비행 중 지름 10cm 도킹
전투기 임무·체공·무장 업그레이드
2029년까지 2대 추가 도입 예정

[서울=뉴스핌] 김종원 국방안보전문기자 = '하늘의 주유소' 우리 공군의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 KC-330. 지난 12일 오산 공군기지 활주로를 힘차게 박차고 올라 임무 공역에 진입한다. F-15K 2대· KF-16 2대와 대형을 이룬다. KC-330을 가운데에 두고 왼쪽에 F-15K, 오른쪽에 KF-16가 2대씩 나란히 정렬하며 공중급유를 위한 준비를 마쳤다.

먼저 F-15K가 KC-330 후미로 진입해 길게 내려온 붐(Boom)을 향해 서서히 다가갔다. 3차원 입체 공간에서 시속 290노트(530여㎞)를 넘는 속도로 비행하는 두 대의 항공기가 지름 약 10cm의 급유구를 서로 맞닿게 하는 순간. 모든 임무 요원들은 초긴장 상태다. 

KC-330 조종간을 잡은 엄기수(37) 소령은 일정한 속도를 유지한다. 피급유기 조종사와 교신하며 피급유기 위치를 통제하고 급유 진행 상황 전반을 감독한다. 조종사 엄 소령의 바로 뒤에서는 공중급유 통제사가 항공기 외부에 장착된 카메라를 통해 실시간으로 피급유기 상황을 체크한다. 분당 최대 1360리터의 급유 속도로 안전하고 신속하게 공중급유를 한다.  

우리 공군의 KC-330 공중급유기가 4월 12일 한반도 상공에서 KF-16 전투기에 공중급유를 하고 있다. [사진=공군] 

◆급유구 도킹 순간 모든 요원 '초긴장'

불과 5분간의 급유가 끝나자 공중급유 통제사는 전투기 조종사에게 완료 교신과 함께 총 급유량을 전한다. 공중급유를 받은 전투기 조종사들은 엄지를 치켜세운 뒤 힘차게 기수를 꺾어 임무 공역으로 향한다.

KC-330 공중급유 임무 요원들은 비행 스케줄이 확정되면 하루 전날부터 조종사와 공중급유 통제사, 정비사까지 모두 5~6명으로 이뤄진 임무 편조가 모여 비행을 준비한다. 몇 대의 전투기에 연료를 급유하는지 확인하고 연료량을 계산하며 항공기 중량과 무게 중심까지 꼼꼼히 확인하고 또 확인한다.

윤한규(39·상사) 공중급유 통제사는 "처음에는 공중급유 임무 수행 때 사소한 실수가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압박감이 엄청났다"면서 "하지만 교육과 훈련을 거듭할수록 자신감이 생겨 어려움을 극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 공군의 KC-330 공중급유기가 4월 12일 후미로 진입한 F-15K 전투기에 급유 붐을 길게 내려 공중 급유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공군] 

◆2019년부터 4대 운용, 7400차례 급유작전 

우리 공군은 2019년 1월 KC-330 1호기 전력화 이후 지금까지 4대를 운용하고 있다. KC-330은 현재 7400여 차례가 넘는 공중급유 작전을 수행했다. 전투기 임무반경 확대와 체공시간, 무장탑재 능력 증가에 혁혁한 공을 세우고 있다.  

KC-330 전력화 이전에는 F-15K 전투기가 독도에서 30분, 이어도에서 20분, KF-16 전투기가 독도에서 10분, 이어도에서 5분간 작전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KC-330 전력화로 작전 시간이 획기적으로 늘었다.  

약 24만5000lbs(파운드·약 111톤)의 연료를 탑재할 수 있는 KC-330. 한 번에 F-35A 스텔스 전투기 15대, F-15K 전투기 10대, KF-16 전투기 20대에 급유할 수 있다. 공중급유 1회당 약 1시간씩 임무를 더 한다.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전역에서 더욱 효과적인 작전을 할 수 있게 됐다. 

우리 공군의 5공중기동비행단 정비사가 KC-330 랜딩 기어를 꼼꼼하게 점검하고 있다. [사진=공군] 

해외 연합작전 참가 때 KC-330으로 직접 공중 급유하며 단독 전력으로 한반도 공역을 넘어 어디서든 작전을 펼칠 수 있다. 지난해 8월 호주 피치블랙(Pitch Black) 연합 훈련 때 해외 훈련 참가 처음으로 KC-330으로 공중급유를 받으며 호주로 전개했다. 현지에서도 급유작전을 완수하며 원거리 작전능력을 확인했다.

KC-330은 인원과 화물을 적재하지 않을 때는 1만4800㎞를 한 번에 비행할 수 있다. 최대 300여명의 인원과 37t의 화물을 실어 나른다. 2021년 5월 코로나19 백신 수송, 같은 해 8월 아프가니스탄 현지 조력자들을 국내로 데려오는 '미라클 작전'과 홍범도 장군 유해 봉환, 11월 요소수 긴급 공수 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2023년 2월 강진 피해를 입은 튀르키예에 긴급 구호대와 물자를 수송하는 인도적 지원 작전도 펼쳐 대한민국 위상을 드높였다. 

우리 공군의 5공중기동비행단 261공중급유비행대대 조종사와 공중급유 통제사들이 KC-330 공중급유 작전의 사전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공군] 

◆보잉 KC-46A vs 에어버스 A-330 2파전

튀르키예 강진 피해 긴급 구호대 파견 임무를 완수한 엄 소령은 "뛰어난 원거리 수송 능력을 바탕으로 형제의 나라 튀르키예에 도움의 손길을 전할 수 있어 보람찬 임무였다"고 말했다. 엄 소령은 "우리 비행이 대한민국 국격을 높인다는 자부심을 갖고 전 세계를 누비는 우리 공군에 승리를 급유하겠다"고 다짐했다.  

조주영(40·중령) 5공중기동비행단 261공중급유 비행대대장은 "조종사들은 항상 연료에 대한 압박감을 갖고 있다"면서 "공중급유는 이러한 부담에서 벗어나 본인의 기량과 항공기 성능을 최대로 발휘하게 해준다"고 말했다. 조 대대장은 "안정적인 작전 운영과 실전적 훈련을 통해 상시 결전태세를 확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 공군 5공중기동비행단 공중급유 통제사들이 KC-330에서 공중급유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 후 전투기 조종사들과 엄지척으로 서로 격려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공군] 

우리 군은 공중급유기 2차 사업을 통해 오는 2029년까지 2대를 추가 도입할 예정이다. 1조2000억원을 들여 국외에서 들여온다. 현재 사업 타당성 조사를 진행 중이며 오는 11월 구매 계획안을 심의한다. 지금의 4대에서 6대 체제로 공중급유기를 운용하게 되면 작전 반경 확대는 물론 공중전력 극대화를 꾀할 수 있게 된다.

일단 우리 군이 도입할 공중급유기 후보로는 미국 보잉사의 KC-46A, 유럽 에어버스D&S의 A-330 MRTT,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IAI) MMTT 등 3개 기종으로 예상된다. 1차 사업처럼 보잉과 에어버스의 치열한 2파전이 예상된다.

kjw861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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