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서울시가 국가적 과제로 떠오른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각적인 정책을 추진한다.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를 만들어 자연스럽게 출산율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적극 수렴하는 가운데 정부와의 협력이 관건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8월 '엄마아빠 행복프로젝트'를 수립한 서울시는 이를 위한 사회보장제도 신설협의 및 조례개정 등의 사전 준비를 마치고 올해부터 주요 사업을 본격 추진중이라고 14일 밝혔다.
본 프로젝트는 ▲안심돌봄 ▲편한외출 ▲건강힐링 ▲일·생활균형 등 4대 분야 28개 사업으로 구성됐으며 올해 영아동반 택시이용 10만 포인트(5월), 임산부・맞벌이・다자녀가정 가사돌보미 서비스(6월), 경력보유여성 구직활동지원금(7월), 서울형 아이돌봄비(8월), 육아휴직장려금 지원(9월) 등을 도입한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아빠'들의 목소리도 수시로 취합하고 있다.
12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서울 엄마아빠에게 듣는다' 간담회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참석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사진=서울시] 정광연 기자 = 2023.04.14 peterbreak22@newspim.com |
지난 12일. 4대1의 경쟁률을 뚫고 간담회에 참석한 아이를 키우는 시민들은 오 시장을 향해 간절함이 담긴 정책 아이디어를 앞다퉈 쏟아냈다.
이들의 요구는 지극히 상식적인 수준이었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지난 17년간 320조원을 투입했음에도 오히려 출산율이 세계 최하위 수준으로 떨어진 이유를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는 자리였다.
6살 딸아이를 키우고 있는 아빠는 외출을 하면 딸을 데리고 어떤 화장실을 가야할지 모르겠다며 답답함을 토로했고 남매를 키우고 있는 엄마는 공공시설조차 수유실이 부족하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두 아이를 키우고 있지만 여전히 육아휴직이나 유연근무제를 신청하는 게 쉽지 않다는 엄마의 호소와 쌍둥이라고 산후도우미 서비스 담당자들이 기피한다는 또 다른 엄마의 사연은 '아이 키우는 어려운 세상'라는 말을 절로 떠오르게 만들었다.
네 아이를 키우는 엄마가 인원이 너무 많다며 택시 탑승을 거부당했다는 말에는 모두의 탄식이 절로 흘러나왔고 세 아이의 엄마가 행복하지만 현실적으로 돈이 너무 많이 들어 힘들다며 울먹거릴 때는 간담회장이 숙연해 지기도 했다.
모든 의견을 경청한 오 시장은 "절실한 말씀을 많을 들었는데 이렇게 다양한 경우가 있을 거라고는 생각을 못했다"며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는 서울시의 비전이고 목표다. 오늘 들은 이야기를 잘 갈무리해 실현시킬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며 답하기도 했다.
서울시는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 5년간 14조7000억원을 집중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이중 2조원 가량은 신규 투자다. 더 많은 정책을 수시로 발굴해 필요한 경우 예산을 확대 편성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대대적인 정책 확대에 따른 기대감이 높지만 서울시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큰 만큼 정부와의 협력은 필수적이다.
정부 역시 0.78이라는 역대 최악의 출산율을 해소하기 위해 '선택과 집중' 등 4대 추진 전략과 '돌봄과 교육' 등 5대 핵심 과제를 제시했지만 보다 현실적인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은 여전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엄마, 아빠들이 원하는 환경을 만들고 이를 위한 정책을 다각적으로 마련할 것"이라며 "저출산의 심각성은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 실효성 있는 접근을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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